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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보는 중세 유럽 역사
신성출판사 편집부 지음, 야스시 스즈키 그림, 전경아 옮김 / 생각의집 / 2024년 9월
평점 :


책 표지부터 너무나 예쁜 여기사의 모습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책입니다. 잔 다르크의 이미지를 표지화한 것 같습니다.
뒤표지는 리처드 1세일까요? 가슴의 십자가 그림과 왕관을 들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그림으로 보는 중세 유럽 역사책은 최근 생각의집에서 출판된 책이에요.


중세 유럽이란 뭔지 정확하게 다뤄준 책을 지금까지 본 적이 없었거든요. 저는 로판웹툰과 세계사를 다룬 웹툰을 좋아해서 이런 중세 유럽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좋아한답니다. 웹에서 검색해서 자료를 찾아보면 많이 나오는 듯하지만 정작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중세 유럽에 관한 이야기인지 몰라서 검색하여 찾아보기조차 어려움을 느낄 수 있었거든요.
실제 딸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니 어떤 말로 중세를 찾아야 하는지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은지라 공감이 갔답니다.
이 책은 중세 유럽의 이야기를 그림과 함께 엮어서 무척 흥미진진하고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진 책입니다.
역사적으로 중세는 '암흑시대'였다고 하며 중세란 명칭은 이미 르네상스 기인 1600년대에 확립되어 고전문화 시대와 고전문화가 부활한 시대의 중간 시대란 뜻으로 쓰였다고 합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우수한 고전문화가 유실되었던 틈새 시대로 볼 수 있다고 하네요.
18세기 서구에서 일어나 시민혁명으로 결실을 맺은 계몽사상은 중세의 기독교적 세계관에서 탈피하여 이성을 통해 인간과 사회, 자연, 세계의 진실을 규명하려 했던 사상으로 영어로는 빛을 비추다는 뜻에서 유래한 Enlightenent를 쓴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기독교를 비판적으로 바라봤던 계몽사상은 기독교의 지배를 받던 중세를 빛을 비춰야 하는 암흑시대로 인식했던 것이라고 하네요.
암흑 속에서 태어난 문화적인 면에서 중세에는 외세의 침략에 벌벌 떠는 변방국가에 불과했으며 과학기술 등의 문명도 그리스와 로마의 고전, 고대문화를 이어받은 비잔틴제국과 이슬람 세계에 뒤처지는 상황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고 합니다.
14세기에는 기아와 흑사병의 대유행으로 인구가 급감하는 정체기를 맞이하게 되며 실로 암흑이란 이름에 걸맞은 시대였더라 했다네요.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은 언제 찾아올지 모를 죽음과 이웃하는 상황에서 기독교의 가르침에서 영혼의 안식을 구했으며 동시에 예로부터 내려온 신화와 전승을 잘 융합해 독특한 문화를 형성했다고 합니다.
중세란 서양사의 시대구분으로 고대와 근대 사이에 위치하며 연대로 보면 4~5세기에서 15세기까지이고, 역사적 사건으로 보자면 동서로 분열된 로마제국이나 서로마 제국의 멸망을 초기, 동로마 제국의 멸망을 말기로 보는 견해가 많다고 합니다.


차례를 보시면 중세 유럽 연표를 시작으로 영웅들과 신화, 농촌, 도시, 기독교회, 국왕과 영주, 환상 속 동물과 괴물을 다루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중세 유럽의 연표를 보시면 세계사적인 측면에서 더욱 이해가 쉽습니다. 학교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도 상당히 도움이 될 책이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학교 다닐 때 기억으로는 항상 역사를 배울 때 이런 밑바탕이 되는 지식이 없어 무조건 암기과목으로만 여겨졌는데 이야기로 받아들이게 된다면 훨씬 학교 공부도 재미있고 무조건 외우지 않아도 기억하게 될 내용으로 인식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그림도 많고 그림에 따른 적절한 설명으로 재미를 선사해 주고 있고 초등학생부터 어른까지 많은 독자들이 흥미를 가질만한 요소가 풍부하다고 생각됩니다.


책 내용 중 간추려서 소개를 해보겠습니다.
1장에서 중세 유럽을 빛낸 영웅들에서 맨 처음 시작할 때 아서왕부터 등장합니다.
브리튼 왕 우서 펜드래곤의 사생아로 태어난 아서는 우서의 요청으로 마술사 멀린의 손에서 자라고 아서가 열다섯 살이 되던 해, 진정한 왕만이 뽑을 수 있다고 알려진 전설의 검 ' 엑스칼리버'를 바위에서 뽑고 죽은 우서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르죠. 그 뒤, 기네비어를 왕비로 맞이한 아서왕은 원탁의 기사를 취하에 두고 서유럽을 지배하는 거대왕국을 건설한다고 합니다. 이 책에서 흥미로운 점은 아서왕의 인물관계도인데요. 뭔가 아서왕의 이야기를 담은 웹툰을 만든다면 이 책은 꼭 웹툰작가에게 필요하겠다 싶었습니다.
아서왕의 이야기가 소개된 후 다음장에서는 원탁의 기사 내용이 실려있는데 주요 원탁의 기사인 란슬롯, 퍼시발, 모드레드, 가웨인, 갈라하드, 트리스탄, 케이, 베디비어, 보어스에 대해 알 수 있었습니다.


책 표지를 장식해준 잔 다르크의 다른 멋진 모습이 1장의 내용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1429년 샤를황태자는 시논성에서 예언자를 자처하는 잔의 방문을 받게되는데 그녀는 "오를레앙에 있는 잉글랜드군을 추방한 뒤에 랭스에서 샤를의 대관식을 열고 파리를 다시 프랑스의 지배하에 두어라"라는 신의 명령을 받았다고 합니다. 영국과 프랑스의 백년전쟁 중이던 당시 프랑스는 국내 부르고뉴파의 반란과 잉글랜드군의 침공으로 위기에 빠져있었는데요.
잔 다르크는 오를레앙 구원군에 참가하여 최전선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싸웠고 어깨를 활살에 맞고도 분연히 일어서는 모습에 고무된 프랑스군은 오를레앙에서 대승을 거두게 됩니다. 결국 예언대로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샤를 7세의 대관식을 실현시키지만 파리를 해방시키려던 잔 다르크는 세번째 신탁이 이뤄지는 모습을 직접 보지는 못하고 잉글랜드와 손잡은 부르고뉴파에 붙잡히자 샤를이 잔을 구하는 대신에 그녀를 이단으로 몰아세우고 고문한 뒤에 화형에 처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백년전쟁에 대해 자세히 다루고 노트르담 대성당의 잔 다르크상의 사진도 보게 되니 이해도 잘 되고 여행을 가지 않아도 이런 사진을 접할 수 있음이 너무나 좋았습니다.


제2장에 중세 유럽을 장식한 신화와 전승의 내용에서 44페이지에 라그나로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전에 오키도 나오고 오딘도 나오는데 읽는 재미가 있네요. 영화 토르를 보면 이런 내용으로 꾸며지잖아요. 북유럽신화에 따르면 세계는 한 번 소멸되었다고 하는데 그 원인으로 라그나로크 전쟁이었다고 합니다. 라그나로크에는 전조가 있었는데 기상이변이 일어나고 세계는 기나긴 겨울잠에 빠졌다고 하네요. 끊임ㅇ벗는 지진이 일어나고 세계는 황폐해졌으며 생물은 멸종한다고요. 거기에 로키가 낳은 괴물 펜리르, 요르문간드가 신들과 전투를 벌이기 시작했고 죽음의 신 헬이 신들을 태워버리고 오딘은 펜리르에게 잡아먹히고 토르는 바다괴물인 요르문간드와 싸우지만 승부가 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제3장 중세유럽의 농촌의 이야기에서 한가지 보여드릴것은 중세의 식사 입니다. 그들이 무엇을 먹고 생활했는지 엿볼 수 있어서 무척 흥미로웠거든요. 주로 주식으로 빵을 먹었고 도시에서는 밀로 만든 하얀빵을 먹었다면 농촌에서는 보다 저렴한 호밀이나 종자에 가까운 스펠트 밀, 기장등의 잡곡으로 만든 큼지막하고 검고 딱딱한 빵을 먹었다고 합니다. 요즘 사람들은 건강을 위해 호밀빵 같은 웰빙빵을 더 선호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중세시대에서는 오히려 농촌에서 먹는 식사였다는 점이 새롭네요. 그리고 이런 거친 빵을 부드럽게 먹기 위해 수프를 끓여 먹었다고 하니 완전 건강식의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제 4장의 내용인 중세의 통화와 화폐가치에 대해 소개해 드리자면 카를 대제가 통일한 중세의 통화체계에 대해 알려주고 있습니다. 물물교환이 주류였던 중세유럽에 통화제도가 도입된 것은 프랑크 왕국의 카를대제 시대라고 합니다. 부왕 피핀3세의 통화개혁을 이어받은 대제는 과거 고대 로마에서 쓰던 통화제도 '데나리우스'를 차용하여 1리브라=20솔리두스=240데나리우스라는 은본위제 통화체계를 만들었다고 하네요.
중세 유럽에서 쓰던 은화, 종류는 달라도 가치는 같았다고 하며 사진으로 보니 실감이 났답니다. 동물의 형상이라던지 방패의 느낌이 나는 무늬가 인상적이네요. 오른쪽 사진을 보시면 중세유럽의 화폐가치를 다뤄줬는데 하역노동자의 일당이 13세기 잉글랜드에서 4펜스였고 1250년 트루아에서 토끼의 가격이 5데니어라는 정보는 어디에서 찾을 수 없는 내용 같아서 신기했습니다.
이 책의 모든 내용을 알려드릴 수 없는게 아쉽지만 많은분들이 꼭 읽어보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 딸은 웹툰 소재로 이런 내용에 대한 흥미가 엄청 많은데 검색으로 찾기 어려운 정보들이 엄청 많이 담겨져 있다며 흥미로워 했고 몇시간이고 이 책을 읽고 있더라구요.
자녀분이 역사에 대해 흥미를 가지고 있다면 이런 책을 보여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으 듭니다. 또한 글과 사진 그림이 적절하게 들어간 책으로 책읽기를 부담가지신 분들께서도 무척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이니가 추천하는 책 '그림으로 보는 중세 유럽 역사' 리뷰를 마칩니다.
[블로거 인디캣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