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긴 잠이여
하라 료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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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들의 내면에는 선과 악이 공존한다.
나의 정체성은 어느 것을 조금 더 드러내느냐에 따라 달라지고, 나의 시간들은 어느 것의 영향을 더 받는가에 따라 빛과 어둠을 넘나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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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와자키는 1년만에 도쿄 사무실로 돌아온 그날, 노숙자의 안내로 의뢰인을 만나게 되고, 의뢰인은 10년전, 자살을 선택한 누나의 죽음에 대해 조사를 의뢰하게 된다.

사와자키가 사건에 대해 조사를 할 수록 단순히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살아왔다고 여겨졌던 의뢰인의 누나에게 생각보다 많은 일들이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고, 점점 그녀를 어둠속으로 몰아넣고 있었댜는 걸 알아가게 된다.

그녀에게 드리워진 그늘들을 찾아가며, 의뢰인과 함께 점점 현실을 받아들이고, 서서히 악을 처단하는 일보다는 많은 상황들을 이해해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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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군가 때문에 죽거나 하지 않아. 본인은 그렇게 생각할지 몰라도 대부분 자기 때문에 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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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시의 어느 구석치고 범행 현장이 아닌 곳이 있을까? 지나가는 행인치고 범인이 아닌 사람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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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이 나오는 소설이나 보통의 추리소설과는 조금 다르다~!!
의뢰인은 범인을 특정하고자 하지만 호락호락하지 않다.

범인을 찾아가는 그 과정에 우리가 살고있는 세상의 해답이 있다.
피해자는 있었지만 가해자는 한두명이 아니다.
어쩌면 가해자가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

보이지않는 마음의 그늘이 누군가를 잠식하여 어둠으로 끌고 들어가는 과정을 적나라게 보여준다.
점점 현실을 자각한다.

결국 우리가 하는 행동도 누군가에게 꿀이 될지도, 누군가에겐 칼이 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 하다.
범인을 아니, 그 당시의 상황을 이해와 용서라는 말로 포장하지는 않는다.
다만 현실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 남아야 하는지 깨닫게 해주는 이야기였다.

누구나 살면서 불안하고 우울한 일들을 겪을 수 있다. 그럴때, 읽어보면 답을 이야기 해줄 것 같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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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문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13
요 네스뵈 지음, 남명성 옮김 / 비채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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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인간의 본성과 마주한 기괴함.
다른 이를 죽이는 살인자과 자기 자신을 서서히 죽이고 있는 해결사가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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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돌아가야만 했다.
죄책감과 상실감에 피폐해져 가는 그를 다시 불러들이는 살인범의 그림자.

해리홀레 시리즈 13권.
조금 더 성숙해야하는 시점에 방황하는 해리가 등장한다.
이전에 봐왔던 해리보다 조금 더 나이가 들어 있는 그는 전작의 상처를 아직 다 극복하지 못했다.

그런 그를 필요로 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눈앞에 있는 살인범은 마치 그를 잘 알고 있는 인물 같다.

사건은 보름달이나 피의 달(blood moon)이 뜨는 날 꼭 맞춰서 일어난다.
생각지도 믓했던 방법으로 피해자들을 죽이는 살인범.
해리를 도발하고 있는 듯한 범인은 너무 잔인하다 못해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사건을 진행시킨다.

과연 해리가 마주한 범인의 실체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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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피로 물드는 밤, 인간의 가장 어두운 본성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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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싸움은 범인이 아니라, 자신안의 그림자와의 싸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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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네스뵈(Jo Nesbø)라는 작가를 처음 들어봤....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이전에 #스노우맨 이라는 작품으로 만났던 사람이구나..
역시 외국 작가들 이름은 늘 그러듯이.. 어렵다. 여기서 작가님과 작품을 연관 지어놓지 못하는 아라찐쌤의 주특기가..🤣

여튼 노르웨이 작가는 욘포세 외에는 잘 모르는 터라.. 스노우맨의 기억도..더듬어보며 어떤 방식으로 글을 썼을지 너무 궁금했던 차에 #비채 에서 서포터즈로 접하게되어 첫장을 넘겼다가 벽돌책임에도 굼금해서 책장을 놓지 못하고.. 그만.. 다 읽어버리고 말았다.

조금씩 드러나는 범인의 윤곽들과 전편과 이어지는 인물 설명등으로 읽는데 많은 도움이 됬지만 결국.. 범인은 못맞추고..ㅠㅠ

기상천외한 생물학적 방법으로 사람들을 죽이는 살인방법의 설정은 언젠가 무심코 가정하여 상상만 했어도 소름이 오소소 돋아오르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진짜 그럴 수도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가..
중국 사극 드라마에서 본듯한 설정이기도 해서 잠깐씩 어이가 없기도 한.. 사람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작가님이었구나..

여튼 피의 달이 피는 날, 만나게 되는 사람의 본성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늑대인간의 전설이라던가 흡혈귀의 전설같은 보름 달과 관련되어있는 많은 인간의 본성을 꿰뚫고 있는 설정인듯 하다.

누구나 잔인한 본성과 최소한의 선함을 가지고 있지만 자신 내면의 본성을 맞딱드렸을때, 나는 과연 어떤 나의 모습을 보게 될지 궁금해지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피의 달이 뜨는 밤.. 자신과의 대면을 원한다면.. 읽어볼만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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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누구든
올리비아 개트우드 지음, 한정아 옮김 / 비채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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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히 나로서 나를 드러내슨 삶을 살아간다면..
내 인생은 무엇으로부터 어디쯤 멀어져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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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어딘가로부터 도망쳐 현재 산타크루즈에 엄마의 지인 베델과 함께 살고있는 그녀 미티.
그녀는 해변가에 있는 자신의 집까지 걷는 그 길들에 오래전부터 살아왔던 이들이 하나둘씩 떠나며 그곳에 새로운 저택들이 들어서는 모습을 보게된다.

겉으로 보기에 화려하고 완벽한 그곳엔 막 이사온 그녀 레나가 산다. 누가봐도 아름다운 미모를 가진 그녀에겐 생기보다는 공허함 만이 남아있는 듯한 느낌이다.
그녀의 남편 세바스천은 기술창업가로서 매력적인 인물이다.

하지만 미티는 그들에게서 보이는 이 완벽한 모습에 왠지모를 불안함을 느낀다.
레나와 가까워질 수록 그녀의 불안과 의심은 확신이 되고, 애써 감추고 살았던 그녀의 과거도 함께 불안을 더하게 되는데..

미티와 레나는 그들이 감추고 싶어하는 요소들과 불안감을 고조시키는 환경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그것들로부터 벗어나게되면 정말 그녀들은 자신을 찾을 수 있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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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때때로 우리가 선택한 사람이 아니라, 우리를 바라보는 사람의 눈으로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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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는 아름답지만, 그 너머의 진실을 흐리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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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는 우리가 문을 잠갔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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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작품전체적으로는 아라찐쌤이 딱히 좋아하지 않는 인물상들이 나오기에 답답하기만한 흐름으로 느껴진다.

스릴러적 요소가 가미되어있어서인지.. 왠지 묘사된 흔들리는 불빛에서 조차 불안감을 느끼고, 그 후에 어떤 일이 전개될지, 과연 과거에 그녀에게 어떤 일이있었기에 이토록 다른이의 삶을 통해보는 자신의 과거를 극도로 두려워하는지 같은 궁금증을 유발하여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만들지만...

결정적으로 결말이 시원스레 나지 않고.. 과연 미티 그녀가 레나를 구한것인지.. 그녀들은 행복한건지.. 그 이후 어떤 일들이 일어나면 그녀들이 편안할지..
열린 결말 치고는 너무 열린결말이라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이 알고있는 불편한 진실들이라든가, 과거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 자신의 정체성을 가지고 과거에 연연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그것을 딛고 더 나은 방향으로 살아가려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그녀들의 삶의 방식이 조금 버겁게 느껴지기만 한다.

책장을 덮으며 그녀들의 다음 발걸음이 평안하고 행복하기만을 바라며 나또한 지금의 나로서 잘 살아가고 있는건지 생각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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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살해당할까
구스다 교스케 지음, 김명순 옮김 / 톰캣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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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하지 않은 일을 목격했다.
단순한 현상이라 치부하기엔 너무나 생생하다.
진실을 밝혀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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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로 병원에 입원하게 된 소설가 쓰노다.
그는 입원중 유령을 목격하게 되고, 의문점을 갖게된 그는 이 병실에 대해 수소문하게 되던 중, 거액의 돈을 횡령한 연인 중, 남자가 지냈다 죽게되었던 병실이라는 사실을 알아내게 된다.

그들이 횡령한 팔천만 앤의 행방이 묘현하고 , 후에 그 병실에서 유령을 목격한 이가 여럿 있었고, 유령 목격 후, 목숨을 잃은 사람까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후에 거동이 불편한 그는 의문점에 대한 진실을 알기 위해 소설가다운 추리력을 발휘하고, 당뇨로 입원해 있기에 거동이 불편한 그는 오랜친구인 배테랑 형사 이시게 경감에게 도움을 청한다.

사건의 진실에 다가갈 수록 점점 커져가는 사건들.
그들은 생명의 위협을 받으며 진실에 가까이 닿을 수 있는데..

결국 그들에게 밝혀진 사건의 진실은 어느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의외의 인물이 지목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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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언제 살해당할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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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일이라는 게, 특히 경찰이 다루는 사건은 말이야. 상식으로는 도 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도 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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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나름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좋아하고, 추리소설 좀 읽었다(물론 그래도 아직 책린이기는 하지만..^^;)고 이야기하는 아라찐쌤의 예상 추리들을 모두 보기좋게 뭉개버린 획기적인 작품이었다.

이 작품이 1957년에 쓰여진 그의 첫 장편소설이라고 하니, 당시 구스다 교스케도 천재소리 꽤나 들었을 듯.

추리소설계의 거장 에도가와 란포 작가에게 트릭의 마스터로 인정받았다고 하니 그의 작품을 읽으며, 아라찐의 얕은 추리력은 멩함도 못내밀 수 밖에 없었던..ㅎ

전보로 전해지는 사건의 결정적 단서라든가, 발로 뛰는 수사, 1950년대에서나 볼 수 있는 많은 소설속 요소들이 디지털에 익숙해진 우리에게는 조금 더디고 답답하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그런 아날로그적인 정서에도 불구하고 지금에 이에지는 인간의 욕심과 끝없이 악한 본성들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소재였다.

트릭에 트릭을 더한 작품은 지루할 틈 없이 책장을 넘기게 했고, 디지털의 속도에 버금가는 아날로그의 힘을 펜끝으로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한편의 추리스릴러 영화를 본 것 같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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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비 이야기
기시 유스케 지음, 이선희 옮김 / 비채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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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잠식하는 가장 큰 공포는 자신의 내면에 존재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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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비의 쿰쿰함을 담은 호러 3편이 찾아왔다.

-5월의 어둠
은퇴한 사쿠타를 찾아온 제자.
그에게 형의 유작 시집의 해석을 부탁하는데..
해석을 하러 노력할수록 치매의 기미로 잃었던 옛기억들이 떠오르는 듯 하는데..
과연 그가 떠올린 기억은 무엇인지..

-보쿠토 기담
젊은 화가 요시타케를 꿈에서 찾아오는 검은 나비.
요시타케는 나비가 자신을 어딘가로 이끄는 듯 하는데..
꿈에서 깨어나면 죽음과 비의 냄새를 함께 맡는듯 하다.
현실과 꿈사이에 방황하던 그는 스님께 찾아가 나비의 존재의 의미를 묻는데..
그가 나비를 쫓아가게되면 결국 '지옥'이라는 말을 듣게되고..

-버섯
그래픽 디자이너 스기하라 신야.
아들을 위해 산속 별장으로 이사하게 되는데..
이사 후, 얼마안되 아내가 아이를 데리고 떠나버리고..
결국 홀로남은 그의집 마당에 돋아난 하나의 버섯.
점점 그의 집 안으로 번식을 하게되고..
결국 스기하라는..

찐득찐득한 여름 습한 더위를 날려줄 수 있는 호러물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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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잊지 않는다. 사람은 잊어도, 문장은 끝내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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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모든 것을 씻지만, 죄는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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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는 유혹이었다. 하지만 그 유혹은 죄의 냄새와 닮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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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는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언제나 자신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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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은 말없이 퍼졌다. 죄는 늘 그렇게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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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그치지 않았다. 그리고 집은 살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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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부터 강렬한 호러를 만났다.
세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던 이 이야기를 읽기 시작할 무렵..우리 나라의 여름은 안녕을 고하고 있었지만, 이상하리만치 10월임에도 열흘이상 장대비 같은 비가 내리는 걸 멍하니 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이 이야기들에서 나타나는 그들의 본죄의 진상과 그 죄들을 덮고 살아온 세월.. 그리고 그것들을 참아내면서 그들도 모르게 잠식한 불안과 공포들을 비의 모습, 비의 촉감, 비의 냄새 등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감각들을 이용하여 최대치로 올려놓았다.

특히..
첫번째 작품에 적힌 이야기.

"언어는 잊지 않는다. 사람은 잊어도, 문장은 끝내 기억한다."

는 문장은 책을 읽는 내내 머리를 맴돌며, 읽는 나로 하여금 이유없는 불안을 불러일으킴을 알 수 있었다.

이것이 글의 힘이었다. 작가는 펜 하나로 독자들의 생각을 잠식한다. 마지 꿈속에서 몰래 찾아오는 나비처럼 살랑거리고, 포자로 인해 무한대로 번식하는 버섯처럼.. 공포에 사로잡힌채, 팔에 소름이 오소소 돋은 채로 책을 놓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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