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기일지 ㅣ 은행나무 시리즈 N° 24
이선진 지음 / 은행나무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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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은행잎4기

침묵 뒤에서 자기 존재를 지워가는 방식으로 살아내던 진진주가 ‘나’와 마주하는 여정.

마치 바닷조개가 만들어 내는 진주와 진진주가 고군분투해 온 시간이 덧대어 비치는 것 같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걸쳐 조각조각 흩어진 침묵의 파편을 애써 그러모으는 방식으로, 은밀하게.”(p.63)

소설은 기발한 언어유희가 가득하고, 질문 앞에 정형화된 답을 하지 않는 조카 ‘석기’가 나오고, 좀처럼 세상과 맞닿지 않으려 하는 진주의 일상이 이어진다.

위장결혼을 하고, ‘진짜 시어머니’같은 시어머니가 삶에 껴들고, 애인이 있는 진진주가 ”밟힌 지뢰마냥 터지기 일보 직전인“ 조카 석기와 보내는 나날들은 소란스럽다. 그리고 현재와 과거가 곧잘 교차한다.

이 유년기 기억들을 소환해 오거나 중첩된 기억 사이에 균열을 내는 건 매번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석기다. 마음과 닮았다. “마음이 변했어, 라고 하지 않아도 마음은 그 자체로 변하는”(p.195) 성질을 지닌 것처럼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게.

그 와중에 진주는 점점 ”스스로를 남처럼 대하지 않고 스스로처럼 대“(p.31)하게 된다.

쉽게 읽히는 이야기인 것처럼 말간 낯을 하고 자꾸 골몰하게 만들었다. 두고 온 것, 잃어버린 것, 떠나버린 것을 붙드는 대신 놓아주는 법을 생각해 본다. 이 모든 과정이 나를 이뤄가는 시간임을 알겠다.

“그러니까, 나라는 사람은 곧 내가 생각하는 것이자 내가 느끼는 것이자 내가 읽는 것이자 내가 잃어버린 것이었다. 그것들의 총합이거나 총합보다 훨씬 더 큰 무엇이었다.”(p.109)


#은행잎서재 #잃기일지 #이선진 #시리즈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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