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협찬 #서평단당신의 내면이 감당할 수 있는 최대 역치를 가한다고 보면 되겠다. 이 10개의 구역을 나누고 세계를 축조한 이의 동기를 여전히 가늠하기 어렵다.도덕과 배덕의 경계가 흐려지고, 감각의 주체가 누구인지 인지능력 역시 저하된다. 활자를 더듬어 나아가는지, 얽매여 붙박이는지 헤아릴 겨를이 없다.『환상청』 내 10개의 구역은 시공간적 배경과 등장인물이 각양각색이다. 개개인의 사적인 성적 욕망과 실현 방법이 자세하게 구현된 것은 물론이고, 완전한 합일을 갈망해 먹고 먹히기를 원하기까지 한다.사랑을 말하지만 낭만과 거리가 멀고, 심연에서 길어올린 갈망에 가깝다.↳증언 육성 : “한계가 없다면 의지는 애초에 생겨나지 않아. 의지란 근본적으로 욕망이야.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 그 자체야.”(p.118)탐사를 위해 경계에 진입했을 때부터 이미 본 요원은 이 세계와 동화될 운명임을 직감해야만 했다. 제4구역 「환상청」에 들어서서야 이 세계를 감각하고 있는 나라는 존재가 다만 ‘근본적인 욕망’ 자체임을 깨달았다.↳증언 육성 : “그대의 목숨이 나의 자유요. 그대의 만세일계(萬世一系)를 끊는 것이 나의 푸르른 자유요.”(p.240)제8구역 「옥과 해골」에 다다라서는 옥죄는 활자들의 무게를 좀처럼 벗어던질 수가 없었다. 애초에 태어나기를 빚진 생임을 자각한 탓이다. “식민의 자유”(p.239)로 화하기 위해 청춘을 사르고, 신념을 불쏘시개 삼기를 주저하지 않는 이의 자취가 생생했다.욕망이 발화하는 내내 치미는 구역감과 공포감에 압도당했다. 신체를 훼손하거나 음식 아닌 물질을 자꾸 먹거나 그 대상이 사람이 되기도 한다. 세계를 축조한 이는 모든 사건과 현상에 관해 친절하게 덧붙인 바 없어, 문장이 구축하는 인간 군상의 면면을 헤아리기 벅찼다.조갈이 났지만 해결할 방도도 나갈 길도 보이지 않았다. 방향 감각을 상실해 되는 대로 닿은 자리에서 수런대는 소리가 들려온다.↳증언 육성 : “눈부처가 보여. / 그게 뭐야? / 당신 눈 속의 나, 내 눈 속의 당신.”(p.29-30)욕망과 다시 남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