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협찬 #서평단연여름 작가의 첫 청소년 장편소설.상극인가 했는데 서로에게 구원이 되는 이야기다. 아직 때 묻지 않아서 더 용기 있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인물들의 관계성이 다정하다. 소음도 음악도 결국은 삶 속에 들여놓을 수밖에 없다는 걸 긍정하면서 각자의 세계가 확장된다. 성장하는 것이다.익숙한 현대를 배경으로 삼았지만 등장하는 인물들은 예사롭지 않다. 불멸하는 존재, 뱀파이어이자 자칭 ‘헤마’들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가 맞물리는 때를 그린다.주인공 영소는 ‘낮의 헤마’로 올해 274세를 맞이했지만 겉모습은 여전히 10대 후반 소녀다. 인간이 만들어 내는 갖가지 소리에 예민해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재채기 소리는 치명적인데 이것으로 소년, 은수와 안면을 트게 된다. 그는 할머니마저 여읜 채 스스로의 삶을 책임지는 중.정상성에서 슬쩍 비켜섰다는 점에서 어떤 동질감을 느끼는 둘은 ‘음악’이라는 관심사로 더 가깝게 묶인다. 예기치 못한 사건들, 재난이 연이어 터지고 영소와 은수는 어느 순간 부터 매번 함께한다.영소가 후추, 페퍼는 “사랑했던 것들이”(p.44)라고 말할 때, 밀려드는 기억은 모두 아름다운 것들이다. 그녀가 기억하는 어린 시절 고향의 향기이고, 친구 태인에게는 아버지와의 추억 매개체다. 또 영소와 은수를 엮이게 한 재채기 역시 후추에서 비롯된 것. 그래서 제목 페퍼는 이들의 운명을 예감하게 한다.서로에게 비밀을 터놓고 말하고 또 곡해 없이 들어주는 장면은 그 자체로 다정한 위로가 된다. 소음이 싫어서 마음을 닫아 건 존재와 기댈 곳 없어서 마음 주는 법을 망각했던 존재가 손 잡고 함께 고락을 겪어내는 모습이 아름답다.아무것도 계산하지 않고 그저 “좋아서 하는 거“(p.254)라고 단언하는 우정이 헤마의 삶처럼 불변하길 믿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