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탄 위픽
백은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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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서평단

사랑이라는 말은 너무 무겁고 우리라는 이름은 너무 버거운 ‘너’는 나의 사탄.


열여덟, 미성년의 후반부를 통과할 때, 낭만의 아름다움을 열렬히 찬미할 때, 사랑의 책임과 유혹 사이에서 속절없이 흐무러질 때.

주인공 소정은 열여덟 소녀, 외할머니와 함께 살고 독서모임과 교회를 나가고, 사랑의 열병으로 앓는 계절을 보낸다.

Y는 천사같은 외모의 동갑내기 소녀, 같은 독서모임에서 만나 운명처럼 소정의 일상에 들이닥친다. 가진 목도리를 둘러주고 입은 맞춰도, 이름을 알려주거나 사랑을 소리내지는 않는다.

실존주의를 말하는 Y는, 모든 일에 따라오는 책임에 골몰하는 것만 같다. 부모님의 이혼, 양육 거부와 같은 ‘무책임한‘ 행위에 익숙한 소정에게 그런 Y는 매혹적이다.

눈 내리는 계절의 잔상에는 Y와 함께 하는 순간들이 빼곡하고, “우리가 지닌 마지막 아름다움“이 낭만이라 믿는(p.21)소정은 손편지로 소통하는 둘 사이를 사랑이라 정의할 수 밖에 없다.

구원, 죄악과 회개와 같은 단어로도 어쩔 수 없는 사랑에 떠밀려가고, 솔직해지는 모습들이 생생하다. 작가의 활자는 사랑 앞으로 나아가는 이의 모습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한 발 물러선 이의 흔적을 음영 속에 잠기게 한다. 두 사람의 시선이 얽히는 장면, 눈빛에서 일렁이는 욕념을 정제된 문장으로 엮는다.

사랑의 파고가 높게 일어서, 이름도 책임도 연유도 다 사라진 자리에 다시금 생생하게 존재하는 너는, 나의 사탄.

#나의사탄 #위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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