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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힘
박서련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3월
평점 :
#도서협찬 #서평단
박서련이 구축하는 세계는 늘 재기 발랄한 상상력과 산뜻한 문체로 독자를 매료시킨다. 수월하게 그의 세계 속에서 각각의 등장인물들에게 마음 주고 공감하고 감탄하고, 다시 내면을 관조하게 한다.
『사랑의 힘』에서 약속된 설정은 사랑과 ‘능력‘간의 상호관계다. 사랑을 하게 되면 미생물 ‘로로마’ 덕분에 어떤 능력을 발현하게 되거나 이미 갖고 있던 능력이 향상된다는 것. 이 능력의 범위는 가늠하기 어렵다. 점프력이나 수학을 잘하게 되거나, 몸이 좋아지거나 언어 능력이 향상돼 갑자기 외국어로 의사소통이 되게끔 한다. 예뻐지거나 운전실력이 좋아지기도 한다.
이렇듯 작가가 보여주는 ‘사랑의 힘’은 다채롭고, 또 사랑의 형식 역시 이성 간의 연애로 한정되지 않는다. 아들맘의 모성애, 풋내 나는 첫사랑, 동성애, 자기애, 연인을 두고 새로운 사랑에 흔들리기도 한다. 등장인물들은 저마다 열렬한 사랑예찬으로 흔들리고 빛나고 무너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설마, 정말로, 아직도?”(p.395) 사랑을 한다.
에피소드 중 하나와 보미의 「드라마」가 가장 여운이 남는다. “어떤 이야기는 단숨에 사랑을 불러일으키기도“(p.293)하듯이 그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애틋한 마음이 생기고 말았다. 특히 하나가 “아무리 우리가 서로 다른 사람들이어도 사랑하는 마음만은 같았”(p.290)다고 말하는 지점이 먹먹하고 좋아서 오래 머물렀다.
처음과 끝 이야기가 맞물리는 지점에서 연작소설의 섬세함에 감탄한다. 『사랑의 힘』은 아름답고 씁쓸하고, 다소 버거운 사랑의 면면을 모두 드러내고 그것을 다정한 시선으로 바라보게끔 이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