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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위의 집 - 아서와 선택된 아이들
TJ 클룬 지음, 송섬별 옮김 / 든 / 2025년 11월
평점 :
#도서제공 #가제본서평단
“그래, 맞아. 정말••• 안타까운 일이지. 우린 모두 각자의 비눗방울 속에 안전하게 갇혀서, 이렇게 넓고 신기하기만 한 세상을 만나지 못하는 거야. 얼마나 손해인 줄도 모르고” (p.427-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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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양각색의 마법 능력 고아들, 고아원장 아서와 마법아동관리부서의 직원 라이너스 베이커가 만나면서 벌어지는 사건과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예측가능한 전개 속에서 『벼랑위의 집』 만이 가진 ‘기묘한(queer)’ 설정까지 더해져서 진정한 나 다움, 자기 자신다움을 찾는 여정의 현실감이 증폭된다.
소설 속 마법적 존재와 비마법적 존재가 함께 살고 있는 세계는 곧 지금 우리 세계를 그대로 비춘다. 다양성 사이에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배척과 혐오, 포용과 연대가 판타지의 옷을 입고 독자를 무장해제시킨다.
편견, 고정관념을 버리라는 틀에 박힌 교조적 전개가 아니어서 마음에 든다. 마르시아스 고아원의 여섯 아이들은 제각각의 이유로 배척되고 상처 입었지만 올드팝을 즐기고 꽃향기, 작은 단추, 도움 주는 호텔직원이 되겠다는 꿈까지 품은 아이들, 진정 아이 그 자체다. 판타지와 퀴어를 한데 엮어서, ‘진정한 나 자신’을 향한 연가를 사랑스럽게 부른다.
자연스러운 나 자신,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스스로를 가두던 ’비눗방울‘을 터뜨려야 한다. 그때서야 비로소 진실한 ‘집’과 마주하고 “그 어디보다도 자기 자신이 될 수 있는 곳(p.168)”을 누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