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한아뿐
정세랑 지음 / 난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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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날선 마음으로 하루를 살아낸 지 오래다. 딱히 마음 붙일 곳도, 여유도 없어서 일상은 그저 무사히 살아내기만 하면 감사할 지경이다. 감성은 메마르고 눈길은 건조해 비쳐드는 풍경도 고까운 적이 잦다. 드라마 속 다정한 연애사도 더는 나를 뒤흔들지 못해 즐겨보는 것은 다만 범죄수사물인 나날, 정세랑의 문장이 나를 깨웠다. 독특한 캐릭터 설정에 한번 붙들리고 나니 속절없이 결말을 향해 내달렸다.

지구에서 한아뿐. 처음에 제목을 소리 내어 읽으면서는 간지러웠다. 그러나 마지막 문장까지 곱씹어 천천히 읽은 뒤에는 유일무이하다는 이 단언이 유치하지도, 지나치게 다정하지도 않았다. 꼭 맞는 이름을 내걸고 로맨스와 sf가 서로 잘 어우러졌다. 경민과 한아는 어디에나 있을 법한 커플이면서 또 고정관념을 비튼 아주 독특한 인연이어서 그들의 여정을 함께 하고 보니 여운이 많이 남는다.

정세랑 작가의 문장은 매번 현실과 가까이 맞닿아서 쉽게 읽히고 마음에 순순히 스민다. 늘 다음 작품이 기대되고, 지난 작품을 곱씹게 하는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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