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말고 마음, 마음을 걸려고 왔어.」

한강 작가가 일으켜 세워 둔 문계文界에 발목 잡힌 지 오래다. 그녀가 고르고 엮은 활자들이 가득 찬 시집은 매번 새롭게 내게 다가온다. 풋내 나는 사랑의 열병을 앓을 때도 그랬고, 거듭 실패해 취업의 첫머리 'ㅊ'만 봐도 몸서리치던 날들도 그랬고 다시 새 날을 맞이하는 모든 순간에 껴서 내 낡아가는 심장을 다독였다.

「모든 가혹함은 오래 지속되기 때문에 가혹해.」

몇번이고 더듬어 읽은 시구는 '살아 냄'에 도달하기 위해 처절했던 나를 기억하고 있다. 사는 것과 살아 내는 것의 차이를 그녀의 시어는 알고 있다. 마음을 울리고 넋을 깨워서 비로소 삶을 맞닥뜨리게 한다.




- 인용한 시는 모두 <몇 개의 이야기6 / 한강 /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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