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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가게 찰리의 행복하고도 슬픈 날들
다니엘 키스 지음, 김인영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4년 3월
평점 :
절판


그래서 온 책은
1.타이거 타이거:알프레드 베스터-그리폰북스2기(아싸!)


2.전도서에 바치는 장미;로저 젤라즈니(실은 하나 있는데 sf카페서 누군가 빌려간 후 언제 돌아올지 몰라서,혹시 안 돌아올까봐 두려워서ㅜㅜ 빼앗긴 자들도 나가 있는데 다시 사야 하나ㅜㅜ딴 것들 세권쯤은 지금은 못 구하는 거니 포기고.)의 단편집.단편도 젤라즈니처럼 쓰니까 장편이 부담스럽다는 분들께 추천.


3.13호 독방의 문제;잭 푸트렐-동서추리문고.도젠 교수 나오는 걸 구할 수가 없어 이기회에 읽어보려고


4.특별요리:스탠리 엘린-동서추리.강추!! 추리소설계의 오헨리.단편의 별이시오!!추리나 트릭보다는 서스펜스 류에 가까운데,일상 속에서 느껴지는 서늘함이라니..순수문학의 느낌도 꽤 강함.곧 포스팅 예정(이라 공언한 게 대체 몇개냐;;)

5.스타십트루퍼스;로버트 하인라인-행복한책읽기 sf총서.벼르다가 드디어.군국주의란 것만 잊어버리고 읽으면 재미는 만빵이다.


6.빵가게 찰리의 행복하고도 슬픈 날들:대니얼 키스-동서문화사.역시 강추.예전에 <앨저논에게 꽃다발을>앤드<생쥐에게 꽃다발을>이란 제목으로 출간된 적 있음.일단 sf임.톰 고드윈의 <차가운 방정식>류의 이야기로,재미있지만 가슴아픈 (많이들 보고 울더라.물론 나도)이야기.더 말하면 스포일러고,궁금하시면 인터넷서 찾아보시어요.


7.9마일은 너무 멀다:해리 케맬먼-동서추리문고.특별 요리와 함께 동서추리 시리즈에서 가장 건질 만한 단편집.분위기는 스탠리 엘린이랑 비슷하면서도 약간 다름.표제작<9마일..>이 제일 좋더라.
8.음울한 짐승:에도가와 란포-동서추리문고.일본 추리의 효시 에도가와 란포의 단편집.일본 추리의 특성들과 란포만의 개성을 여럿 보여 주는 괜찮은 단편짐.제일 맘에 들었던 건 <천장 위의 산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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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레이드 오늘의 일본문학 1
요시다 슈이치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랜만에 맘에 드는 일본 소설

퍼레이드는 언제나와 같이 도서관의 신간 칸을 둘러보다 괜찮은 게 없길래,
늘 하던 순서대로 프랑스,독일,남미계통,미국,일본소설 칸을 둘러보다 발견한 보물이다.(저 순서대로 좋아하는 건 아니고,그저 도서관의 책 배열이 저렇다.)

사실 먼저 읽은 책은 역시 같은 작가의 <파크 라이프>이고,그 책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지만,역시 이쪽이 더 좋았다.작가 요시다 슈이치는 등단 5년만에 아쿠타가와 상(일본의 요절한 천재 소설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를 기려 제정된,순수문학 신인 작가에게 주는 일본에서 나오키와 더불어 가장 유명한 상.)후보에 세 번 오르고,127회에는 <파크 라이프>로 수상한 데다,야마모토 슈고로 상(일본의 유명한 대중소설가 야마모토 슈고로를 기려 만들어진,주목받는 대중소설가에게 주는 유명한 상)까지 수상해 작품상과 대중성을 겸비한 신예 작가로서 주목받고 있단다.

그리고,<퍼레이드>는 그 야마모토 슈고로 상을 수상한 작품이다.내용은 간단하다.
한 아파트에서 살아가는 5명의 동거인들의 일상 이야기.미인이지만 옛사랑에 매달려 살아가는 고토,멍하고 귀엽지만 생각 없는 대학생 요스케,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는 능력 있지만 웬지 지친 듯한 미라이,영화사의 기자인 가장 어른스러운 나오키,중간에 합류하게 된 밤일에 종사하는 열일곱 사토루.

이 인물들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적당히 지치기도 하고 웬지 허전하고,친하게 지낸다 해도 결국엔 타인인 사람들.이 집에 사는 다섯 인물들은 대외용 나와 진지한 나를 구분하고 있다.공동생활에서는 상대방이 원하는 자신을 연출하여 최대한 원만한 관계를 지속하지만,속으로는 내일 당장 헤어져도 괜찮다고 생각한다.마치 우리들의 생활같지 않은가? 이 별것 아닐 수도 있는 일상을 맛깔스럽게 표현해내는 데서,작가의 재능이 빛을 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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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 전용의 나'는 심각한 것은 접수하지 않는다.우리는 많은 것을 이야기하지만,...(중략) 결국에는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된다.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으니까,거리낌 없이 행동할 수 있게 된다..(중략)실제로 이곳은,밀실이면서 공실이다.-미라이의 독백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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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옴니버스식으로,화자를 한 명씩 바꾸어 전개되지만 시간은 계속 흐른다.그래서 다음 화자로 넘어가면 다른 동거인들의 행동을 자신이 본 시각에서 보여준다.이런 이야기 구조가 처음도 아닌데,이상하게 신선하게 느껴졌었다.아마 전개하는 솜씨가 다르기 때문이겠지.이 다섯 동거인들은 얼핏 가벼워 보이지만,각각의 파트에선 전 파트에서 가졌던 그 인물에 대한 편견을 산산히 깨어 준다.그만큼 복잡한 사람들이지만,다른 사람들에게는 보여주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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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와 데이트하면서,태어나서 처음으로 남자 얼굴에 넋을 잃어 손을 부들부들 떠는 맥도널드 점원을 보았다."가지고 가는 건 아가씨가 아니라 바닐라 셰이크 쪽이에요"라고 말하고 싶었지만,(중략)-고토 파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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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 여자를 무서워한다면 결혼은 꿈도 꾸지 마."라고 요스케에게 말했다.우리 엄마는 '오늘 저녁은 뭘 먹고 싶니'란 말을 삼십년간 하루도 빼놓지 않고 했다.-미라이의 파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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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부분들이 기억에 남았다.(정확하진 않다.사실은 이것보다 훨씬 문체나 표현이 좋다.사실 꽤 오래 전에,아마 작년에 이 책을 읽었는데,가끔씩 쓴 독서 메모에 남아있던 글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거라)

이렇게,군데군데 착 달라붙는표현이 넘쳐나고,캐릭터들은 저마다의 개성을 가지고 소설 속에서 살아 있다.요스케는 선배의 애인과 하룻밤을 보낸 뒤 다음날 아침 그녀의 남동생과 함께하는 아침상에서 펑펑 눈물을 쏟아버린다.미라이는 매일 긴자니 이케부쿠로니,2번가를 돌며 새벽까지 술을 마시며 주정하고,새벽 4시에 냉동실의 성에를 제거하는 여자다.사토루는 낮이면 빈집의 열쇠를 따고 들어가,자신의 집인양 쉬며 집 주인에 대해 상상하다가 저녁이 되기 전 원래대로 복구한 뒤 그 집을 나서고는,본업인 남창 생활을 하다가 새벽이면 아파트로 기어들어온다.

이래서,엄청나게 마음에 들어 버렸다.이 작품,그리고 이 작가.이야기 자체가 재미있게 술술 읽히면서도,묘사나 대사들에 감탄하고,손에서 놓을 때까지 묘한 분위기에 사로잡힌다.군더더기 없는 사실 묘사와 명료한 비유,섬세한 문체와 어딘지 알딸딸한 유머들,이야기들을 솜씨 좋게 배열하는 글솜씨와 분위기 조성 ,그러면서도 주제를 녹여 넣는 재주는 정말 감탄스럽다.하긴 이정도 되니 아쿠타가와랑 슈고로를 탔겠지.번역도 매끄러워 이야기의 분위기를 잘 전달해 준다.예전에 자주 볼 수 있었던 특유의 어색한 번역투의 문체와는 천지차다.(하지만 본인은 그 어색체를 상당히 좋아한다.그 어색함이 오히려 친근하고,향수를 불러일으키니까.)

어떤 평론가는 하루키나 바나나의 맥을 잇는 차세대 소설가라는데,사실 나는 그 둘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하지만 이 작가는 아주아주 마음에 들었다.물론 현대인의 생활을 잘 표현해냈다는 데서는 공통점이 있겠지만,문체나 분위기는 확실히 다른걸.그 두 작가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도 추천한다.하지만 맛깔스런 이야기 하나를 읽고 싶은 분에게,추천한다.실은 이 작가에 대해서 포스트가 하나나 둘 더 올라올 듯하다.다른 작품들도 워낙 마음에 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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