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돼지를 프로듀스
시라이와 겐 지음, 양억관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5년 9월
평점 :
절판


들돼지를 프로듀스
시라이와 겐 지음, 양억관 옮김 / 황매(푸른바람)
나의 점수 : 별 넷
재미있지만,청소년들의 피상적인 삶과 인간관계,고뇌도 자연스레 풀어내는 게 훌륭하다.

<들돼지를 프로듀스>는 나오키상 후보에 올랐었고 <노부타를 프로듀스>라는 제목으로 드라마로도 만들어진다고 합니다.그만큼 꽤 인기 있었단 얘긴데,읽어보면 그럴 만해요.
다른 사람들과의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여기고,자기 자신을 적당히 인기 있고 귀찮은 일에는 매이지 않고 빠져나가며 이미지를 유지하는 연기를 하는,가면을 쓰고 살고 있으며 그게 완벽하다고 믿는 고교생 기리다니 슈지.

그러던 어느 날 뚱뚱하고 불결하고 패션도 엉망이며 말투도 이상한,그야말로 <폭탄>인 고타니란 전학생이 온다.그는 귀찮은 일에 말려들고 싶지 않았지만 어쩌다 그를 도와준 덕분에 자신을 제자로 받아달라는 상황에 빠지는데,슈지는 자기 자신의 <이미지를 창조하는 능력>을 최고로 발휘해 보자는 생각을 한다.그래,노부타(전학생의 별명-산돼지)를 프로듀스해 인기남으로 만드는 거야!

이후로 슈지는 그의 외모 행동 등등을 모두 일러줘 조종하며 사람들을 포섭하는 능력을 발휘한다.그 결과는 대단히 성공하여,노부타는 웃기고 재미있는 아이로 인기인이 된다.슈지는 그런 결과에 뿌듯해하지만,친구가 맞는 것을 그인지 모르고 신경쓰지 않고 고개를 돌려버린 덕분에 은따가 된다.그리고 슈지 자신이 잘 되어가고 믿고 있던 가면 아래를 그들이 모두 깨닫고 있었다-그는 겉으로만 적당히 친해지는 것뿐이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래서 그가,가면을 벗었냐고? 아니라는 데 씁쓸함이 더해진다.슈지는 전학을 가면서 노부타를 프로듀스했던 것처럼 자신을 최고로 프로듀스하리라 마음먹는다.그의 앞날은 과연 어떻게 될까?

자신에 대한 자부심으로 똘똘 뭉쳐 있던 그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것이다.하지만 여기서 짚고 넘어갈 점은 이런 현대인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적당한 관계,적당한 거리,귀찮은 일에 말려들고 싶지 않아-이미지는 좋게 유지하면서 하고 싶지 않은 일은 빠져나간다-이는 요시다 슈이치의 단편집<열대어>에서도 잘 찾아볼 수 있다.재미있고 생각할 거리도 있는 좋은 소설이다.추천 타겟은 1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까지의 남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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