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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나를 만나기 전
줄리언 반즈 지음, 권은정 옮김 / 문학동네 / 1998년 10월
평점 :
절판
그녀가 나를 만나기 전
줄리언 반즈 지음, 권은정 옮김 / 문학동네
나의 점수 : ★★★★
질투에 미쳐가는 한 남자를 뛰어나고 재치있게 표현한 소설.순수문학서도 쳐준다네요.
줄리언 반즈는 <플로베르의 앵무새>라는 작품으로 널리 알려진 작가라는데요.그건 아직 못봤습니다만 이 작품이 꽤나 괜찮아서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영국에서는 굉장히 사랑받는 작가이며 문학적으로도 높이 평가받는다고 해요.그의 작품 중에서는 이 작품이 가장 사람들에게 어필하는지 리뷰가 가장 많더군요.
중년의 역사학과 교수인 그레이엄은 친구 잭의 파티에서 만난,전직 여배우인 앤과 사랑에 빠져 부인인 바바라와 이혼하고 앤과 재혼합니다.그리고 그녀를 굉장히 사랑하면서 살아가죠.그러던 중 그녀의 정사 장면이 담긴 영화를 보게 되면서 분노와 집착,질투에 휩싸이기 시작합니다.
그녀가 그를 만나기 전,<그녀의 과거>를 질투하기 시작한 거죠.그 자신도 납득하기 힘든 이런 감정에 휩쓸리면서,그는 그녀가 나온 모든 영화를 보고 그녀의 모든 영화 속 행동과 그녀의 상대배우들을 기억합니다. 글들과 잤느지를 끊임없이 물어대고,그녀가 얘기해 준 전 남자친구들에 대해 끊임없이 상상하고,그녀와 섹스하며 <어째서 나와 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은 거지!>라며 분노를 느낍니다.
그의 행동은 점점 심해져 그녀가 나간 후 그녀가 입고 나간 옷을 하나하나 기억하며 상상 속에서 입히고,그녀가 남긴 음식들을 모조리 먹어치우며 뿌듯해하고,그녀가 다른 남자와 잔 적이 없는 나라만 골라서 여행하는 등,편집증에 가까워집니다.이런 그의 행동은 부부 간의 거리를 더욱 멀게 하고,결국 모두를 파멸에 이르게 합니다.
그 스스로도 멈출 수 없는 감정의 폭주.이 소설은 지독한 사랑과 집착,질투,소유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뛰어난 심리 묘사와 캐릭터 묘사,이야기의 구성도 뛰어나지만 일견 굉장히 어두워질 수 있는 이야기는 특유의 재치있는 문체로 그 함정을 비켜갑니다.광기에 차 있으면서도 이야기는 재미있고 또 비극적입니다.인간의 일면을 낱낱이 해부하는 멋지고 재미있는 소설입니다.20대 이상의 남녀에게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