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떻게 바보가 되었나
마르탱 파즈 지음, 용경식 옮김 / 작가정신 / 2005년 2월
평점 :
절판


나는 어떻게 바보가 되었나
마르탱 파즈 지음, 용경식 옮김 / 작가정신
나의 점수 : ★★★★

지성은 저주이다!! 이야-지금도 그렇지만 예전의 나와 참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주인공이라 참 즐겁게 읽었다.

주인공 앙투안은 보기 드문, 순결한? 지성인이다.어릴 적부터 사고를 갈고 닦았으며,온갖 공부를 해온 그는 덕분에 민감과 회의를 가지게 되었고,사회의 많은 것들을 알기 때문에 더욱 상처입는다. 모든 것에 정당한 태도를 견지하기 위해 애써온 탓에, 일곱 살 때부터 삶에 권태를 느꼈고 힘든 삶에 미쳐버릴 지경이다.지성만이 불쑥 발달해 버렸다고 느끼는 그는,그 지성이 자신을 행복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깨닫는다.두뇌는 생각하기를 멈추지 않으며,모든 일들을 즐길 수가 없는 삶-그에게 지성은 고통만을 가져다 주었다.

그리하여 어떻게든 벗어나기 위해 처음엔 알콜 중독자가 되어보려 노력하지만-최소한 실제적인 고통,지성이 아닌 다른 이유로 고통받기 위해서-알콜 민감증이라 한참을 혼수상태에 빠져 포기하고,다음엔 자살을 시도하려 하지만 자살 강좌에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는 자살하려는 마음도 없어져 버린다.

그리하여 마지막으로,그는 지성을 포기하는 것-바보가 되기를 결의한다.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에는 신경쓰지 않고,돈과 쾌락 등 즉물적인 것에 열광하는 속물이 되기를 원한다.그가 보기에는 바보가 지성인보다는 훨씬 행복하니까! 그리하여 그의 네 친구들(이들도 지성인이다) 앞에서 바보 선언을 선포한다.지성은 저주이며 질병이다,나는 바보가 되겠다! 친구들은 그를 말리지만 그는 바보로서 살며 세상에 섞여들고 살아가고 싶었다.

그리하여 그는 예전의 생활들을 정리하고,바보 되기에 돌입한다.어린 아이들의 노동을 생각해 절대 입지 않던 나이키와 아디다스를 입고,착취의 수단이라 여기던 패스트푸드점에 가고,항상 유기농과 친환경 기업의 제품,사람들을 현혹하는 광고를 하지 않는 물건만 사던 그는 얼마 전만 해도 지옥처럼 생각하던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고 육체를 가꾸기 위해 헬스클럽에 간다.그를 도와주는 것은 빨간 알약-아마도 안정제? 에로작이란 이름을 보아 프로작같은 우울증 치료제인가?



그런데 그는,정말로 행복해졌다.패스트푸드가 맛있다는 것도,세상의 아름다움도 처음 알고 보았다.그는 자신의 그런 삶에 만족했고 성공한 옛친구를 찾아가 일자리를 얻고 증권 중개인으로 성공해 부자도 되었다.그의 바보 되기는 성공한 듯 보였다.그런데 어느 날 유령이 찾아와 그의 그런 모습을 조롱하고,그의 친구들은 그를 예전으로 돌려 놓으려 한다.그래서 그는?

아주아주 멋진 글이다.상당히 재미있고,표현들도 멋지고,술술 읽히며,파격적인 소재이기도 하고,무엇보다 주인공의 생각에 충분히 동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지성은 저주이다라는 그의 절규가.이런 시도-바보가 되는 것-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장담할 수는 없지만,당신이 지성 때문에 너무나 괴롭다면,한번 시도해 보는 건 나쁘지 않을 거다.그리고 지성에 대해 여러 가지 면을 생각하게 하는 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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