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날개를 달아줄 수 없다
김지우 지음 / 창비 / 2005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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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최근의 혹은 읽은 지 꽤 되었지만 포스팅 못한,상당히 맘에 든 한국 작품들 몇 개.(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가 없어 예전보다 미흡함을 양해해주시길)

나는 날개를 달아줄 수 없다
김지우 지음 / 창비(창작과비평사)
나의 점수 : ★★★★

재미있고도 가볍지 않고,날카로우면서도 따뜻해서,마음에 쏙 든 신인작가의 단편집.

1.김지우<나는 날개를 달아줄 수 없다>

작년 가을 읽은 정이현의<낭만적 사랑과 사회>이후 가장 마음에 드는,신예 작가의 단편집.
우리 근처에 있을 만한,평범한 그러나(해설 말마따나) 일상의 벼랑 끝에 내몰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때로는 날카롭지만 기본적으로 유머를 섞어서,따스하게 그려낸다.어딘가가 부족한 사람들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일,그들의 행동과 생각들에 대한 이야기.그런 주제치고는 너무 어둡거나 비참하지 않아서 좋았음.

큰 주제 둘은 가족과 가정의 문제,지식인이지만 사회의식을 결여한 사람들.또한 어설프지만 미워할 수 없는 다면적 캐릭터들의 형상화가 뛰어나고,몇 개의 단편에서 보여주는 구수한 사투리는 더욱 글을 풍성하고 감칠맛나게 만들어 준다.그리고 기본적으로 모든 이야기들이 상당히 재미있다는 큰 장점.괜찮은 한국 순수문학 단편집을 읽고 싶다면 좋은 선택이 될 듯.추천 타겟은 10대 후반에서 30대 초중반까지의 남녀.(여성이 조금은 더 편안하겠지만)

그 밖에 김영하의 <검은 꽃>이랑 <오빠가 돌아왔다>를 읽었는데,<검은 꽃>은 일제시대 꿈을 안고 멕시코로 건너간 여러 부류의 사람들 이야기인데, 확실히 이야기가 꽉 짜여 있고 구성도 탄탄하고 술술 읽히며 배경조사와 사람들의 심리와 캐릭터 묘사 등등이 뛰어나긴 하지만-확실히 잘 쓴 글이지만-너무 꿀꿀한 이야기라 읽고 나면 심히 답답해진다.고로,마음에 들지는 않았음.

반면 단편집 <오빠가 돌아왔다>는 상대적으로 유머도 섞인 좀더 밝은 분위기의 단편들을 모은 단편집인데,저번에 읽었던 다른 단편집<엘리베이터에 끼인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보다는 확실히 재미있었다.이야기 재미있게 쓰는 법은 확실히 늘었다는 느낌.대신 특유의 분위기가 엷어진 듯해 아쉽다.

그 밖에,권지예의 에세이? <빠리,빠리,빠리>를 읽었는데 솔직히 말해 역겨워졌다.그녀의 파리 생활 이야기를 쓴 책인데,자의식 과잉에다 은근한 보수성과 우월감? 같은 게 묻어나오는 느낌이라 상당히 기분이 나빠졌다.<아름다운 지옥>에서도 실망시키더니,이렇게 좋아하는 작가군에서 밀려나는 것인가? 다음 작품에서는 분발해 주길.

조경란의 <나의 자줏빛 소파>도 상당히 괜찮았는데 어쩌다 보니 덜 읽고 갖다줬다.다음에 다시 읽고 써야지.그녀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볼 작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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