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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ㅣ Mr. Know 세계문학 25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2월
평점 :
품절
개미 혁명>이나 <아버지들의 아버지>부터 어라?했지만 최근작 <뇌>와<나무>까지 읽으면서 정말 그런가봐..OTL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의 작품들을 한번 정리해 봅시다.그의 소설들만을 중심으로요,<여행의 책>이나<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등은 빼고.
개미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나의 점수 : ★★★★
처음 출간시만 해도,베르베르 마니아를 만들기에 충분했다.4.5까지 평점.
<개미>는 그의 출세작이자 굉장한 화제를 불러일으킨 작품입니다.제가 초등학교 4학년인가(사실 국민학교 세대지만;;)5학년 때 출간되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처음으로 밤을 새며 읽은 소설이죠.거의 20년 동안 개미에 대해 연구한 지식과 이런저런 잡지식들,과학 정보 등을 버무린 독특한 소재와 두세 개의 파트를 나누어 왔다갔다하며 배치하고, 그 전개들이 서로 연관되는 구성은 당시만 해도 혁명적으로 신선했습니다.
중간중간 나오는 <상대적이고 절대작인 지식의 백과사전>의 내용들이나 성냥개비 여섯 개로 삼각형 네 개를 만드는 등의 수수께끼 등도 신선하고 독특한 양념이 되었지요.그리고 결정적으로 무척이나 재미있었습니다! 꽤 두꺼운 3권짜리였지만 손에서 책을 놓을 수가 없어 밤을 새고 말았죠.전개도 빠르고 흥미진진해서 앞 이야기가 견딜 수 없이 궁금할 정도로.
제게 현대 유럽소설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게 한 소설이기도 하구요.그 때는 저처럼 이 책 밤새워 읽는 사람들 많았습니다.인문학적 지식들 뿐만 아니라,과학적인 지식들까지 버무려진 소설이란 것도 당시에는 정말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완전한 장르소설이라 보기도 힘들면서) 뭐랄까 좀 고급의 대중소설이란 느낌.
그래서 한국에서 대단한 인기를 모았습니다.물론 프랑스에서도 인기가 있었지만 해외에서는 유독 한국에서서의 인기가 컸다죠.뭔가 한국의 독자들이 좋아할 만한 스타일이었나 봐요.작가 자신도 그것을 알고 있었고, 그 이후 한국 내에서 베르베르 마니아들이 우루루 생겨나 다음 작품들도 날개 돋힌 듯 팔려나가자,개미의 2부? 라고 말해지는 <개미 혁명>에서는 한국인을 주인공급 조연으로 등장시키는 등의 배려를 합니다.
이 책으로 저도 베르베르 팬의 대열에 열성적으로 끼여들었습니다(지금은 실망하고 있지만) 혹시 그의 지금 작품들이 별로라서 흥미를 느끼지 못하신다거나 아직 접해 보시지 못하셨다면 <개미>만큼은 꼭 추천합니다.지금 읽어도 신선하고(요새는 워낙 별별 작품이 많이 나와 예전만큼 그런 느낌은 아닐지 몰라도)재미있고,그러니까 상당한 수작입니다.
타나토노트 -상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나의 점수 : ★★★★
그래도 이때까지는 베르베르가 독특한 시각과 연구를 가지고 있다고 믿었다.
<타나토노트>는 개미 이후 2년만에 나온 그의 소설입니다.이름이 톡톡히 알려진 탓에 확인도 하지 않고 덜컥 샀지요(소장중인 건 개미와 타나토노트 둘뿐입니다)<타나토노트>는 임사 체험,그러니까 과학적 방법으로 영혼의 세계를 탐구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인물별로 파트를 나누어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방법은 여전합니다.(그러고보니 에릭 시걸의 <프라이즈>도 이런 구성이네요.얜 노벨상 수상자들 세 명의 일생? 에 관한 이야기인데 이것도 꽤 재미있게 읽었죠)여기까지만 해도 아직 소재나 글쓰기도 신선하고,글쓰는 솜씨랄까 그런 것도 꽤 괜찮습니다.개미보다 충실감은 떨어지지만.
97년 그 다음 작품인 <개미 혁명>이 나왔는데,<개미>의 2부격에 해당합니다.뒷얘기란 거죠.하지만 여러모로 개미에 비해 이야기의 몰입도나 충실성이 뒤떨어집니다.사실 안 나왔으면 좋은 기억만 간직했을 텐데..라고 생각하며 좀 씁쓸했죠.
아버지들의 아버지 - 상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나의 점수 : ★★★
평범한 프랑스 스릴러이자 추리가 되어버린 듯.
99년 그 다음 작품인 <아버지들의 아버지>가 출간됩니다.과학적인? 부분과 추리 형식을 섞은,평범한 작품이죠.몰입도도 떨어지고 재미도 별로입니다.이래서야 다른 작가와 다를 바가 없잖아! 라는 절규를 하게 만들었죠.인간의 조상,유인원과 인간 사이의 잃어버린 고리,미싱 링크를 찾는 학자의 죽음에 얽힌 뒷얘기들을 기자들이 풀어간다...너무 식상하잖아요! 개성적 글쓰기로 소재의 떨떠름함을 커버했냐 하면 그것도 아니거든.별로 팔리지도 않았어요;;
천사들의 제국 -상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나의 점수 : ★★★
<타나토노트>의 2부격 소설.당신 정말 우려먹기밖에 할 수 없는 거요!
그 후2000년에 <천사들의 제국>이 출간됩니다.그 사이에 <여행의 책>이랑 <상대적이고 절대적인..>이 나왔는데 요것도 실망.<천사들의 제국>은 <타나토노트>에서 보여줬던 내세,환생,뭐 그런 이야기들이죠.하지만 최소한 <아버지들의..>보다는 훨씬 재밌어요.충실함이느껴진다거나 하진 않아도 최소한 재밌긴 하니까.남의 일생이나 이런 것들을 훔쳐보는 재미랄까 하는 것도 있고.역시 이 사람,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만은 있군,하고 생각했죠.
뇌 - 상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나의 점수 : ★★★
베르베르의 한계를 뼈아프게 느끼게 한다.정녕 그는 퇴보하고 있는 것인가?
<뇌>는 오랜만에 우려먹기가 아닌 새로운 소설입니다.02년에 나왔고,오랜만에 상당히 많이 팔려나갔죠.베스트셀러로 한참 팔렸으니까요.뭐 전작 두 개보다는 재미있긴 했습니다.세계 체스 챔피언의 죽음,그를 파헤치는 기자 둘.그에 얽힌 뇌,그리고 최후 비밀에 관한 접근들.술술 읽히고 전개도 빠릅니다만,어딘가 허술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요.(그런 거야 미국 쪽 작가들도 잘 쓴다구!)설렁설렁이라는 느낌.개미 등에서 봤던 충실한 느낌이 부족해! 웬지 필력이 딸린다란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어요.교정과 편집의 허술함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나무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뫼비우스 그림 / 열린책들
나의 점수 : ★★★
최신작.이제 베르베르는 이렇게 몰락하고 마는 것인가! 하지만 최소한 이야기꾼의 재능은 아직 소진되지 않았다.
<나무>는 아마 03년 가을인가 04년도 초에 나온 최신작.여러 단편,혹은 장편(손바닥 장)들 엮은 책이에요.기발한 아이디어가 조금씩 엿보이긴 합니다만 감동이라던가 감탄 등을 불러일으키진 않아요.당신,정말 여기서 주저앉고 마는 건가요? 안타까워졌습니다.하지만 역시 재미가 없진 않고(확 재미있는 건 아니지만) 베르베르가 이야기꾼으로의 재능은 아직 살아남아 있다고 보이네요.
자,이렇게 베르나르 베르베르 연대기? 를 한번 늘어놓았습니다.아직도 많은 독자와 팬을 지닌 인기작가이고,잘 나가는 이야기꾼이지만 초기작에 비해 쇠퇴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게 총평에요.한때 열성 팬이었던 입장에서도.다시한번 열정을 되살려,자신만의 개성-아직도 먹히는-적인 글쓰기를 좀더 충실하게,꽉 짜여진 느낌으로 표현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