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으로 드나드는 남자
마르셀 에메 지음, 이세욱 옮김 / 문학동네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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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의 우울한 분위기를 바꿔보기 위해,유쾌하고 따뜻한 마르셀 에메를 소개함.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
마르셀 에메 지음, 이세욱 옮김 / 문학동네
나의 점수 : ★★★★★

멋지다!

오랫동안 라이프로그에 있었던 건 그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소개하고 싶었기 때문이다.환상적이면서 유쾌하고,반어와 역설의 기법,적절하고 간결한 문장,그 속에 녹아있는 따뜻함.오랜만에 발견한 멋진 작가.그만큼 좋아하는 분들도 많은 모양.전체적인 분위기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류인데,너무 가볍지도 않고 지나친 미화나 강요된 휴머니즘도 아니고(내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 류의) 딱 좋다.

사실 이런 분위기와 스타일의 글들은 프랑스와 독일 쪽의 단편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는데,알고보니 에메가 그런 스타일의 시초격이자 전통을 세웠단다.20세기 초기의 유명한 작가로 프랑스의 국민작가 격.그가 생애 마지막 다섯 해를 보낸 노르뱅 로 곁의 사거리(이후 이곳은 '마르셀 에메 광장'이라는 명칭으로 바뀌었다)에는 지금도 에메를 기리기 위한 '벽을 막 통과하는 에메 상 (像)'이 서 있다.단편에 능했고 수많은 작품을 썼다는데 유감스럽게도 변역된 작품은 그리 많지 않다.읽어 본 건 3작품인데,단연 맘에 든 건 역시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다.

이 책은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 '생존 시간 카드', '속담', '칠십 리 장화', '천국에 간 집달리' 등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는데,이야기마다 독특한 상상력과 현실의 절묘한 배합이 멋지다.벽을 통과하는 능력이 있는 <벽으로..>와 ,나라의 경제에 발전을 주지 못하는 사람들의 생존 시간을 제한하는 법률이 시행된다는 기묘한 착상으로 진행되는 <생존 시간 카드>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일단 한번 읽어 보시라! 그럼 이 작가의 진가를 더욱 잘 알게 될 것이다.

다른 작품들..
<초록빛 망아지>는 어느 농촌의,대를 이어 펼쳐지는 성과 가족,교회에 대한 이야기이다.마을의 성생활과 집안끼리의 대결,교회에 대한 조롱과 풍자가 펼쳐진다.물론 재미있지만 적나라한 이야기라 그런지 약간의 거부감도 없지 않음.

<세상을 바꾸는 아름다운 이야기>는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이지만 어른들도 읽을 만하다.농장에서 부모님과 사는 마리네트와 델핀이란 여자아이들이 여러 동물들과 지내며 겪는 이야기들인데,동물들의 장단점과 행동들은 인간에 대한 풍자와 비판이기도 하다.그저 그런 식상한 동화는 아니라는 것을 보장한다.사실 삽화도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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