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노동자 연구 - 1987년 이후를 중심으로 역비한국학연구총서 8
김동춘 지음 / 역사비평사 / 199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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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그들은 이미 자본주의가 시작될 떄부터 계급투쟁을 내면화한, 아니 각인한 존재들이다. 더 많은 착취를 해야 하는 자본가와, 노동력이 상품화됨으로써, 내 것, 내 신체인데도 팔 수밖에 없는 그러기에 나의 소유인 동시에 임금으로 팔았기에 자본가의 소유가 되는 이중성을 미리부터 가지고 나온 신생아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1987년 대투쟁 이후의 노동조합, 노동조합의 조직력과 그 속에서 형성된 노동자들의 의식을 문제삼고 있다. 노동자들은 대투쟁이후, 커다란 배출의 분화구를 만들었지만, 억압적인 사용자와 국가통제에 의해, 한 편으로는 회사에 충성하고, 한 편으로 노동조합에 가느다란 희망의 끈을 놓치 못하고 있는 이중성을 지니면서 말이다.    

하지만 내내 읽으면서 얼굴이 찌푸려지고 입술을 질끈 깨물었던 건, 아직도 정치화되지 못한 이중적인 노동자들의 문제가 2010년이 지난 지금 현재까지도 행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 어쩌면 더 가혹해지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노동자 정당, 진보정당은 선거 때만 되면, 수만의 노동자들의 표를 받지 못하는 것일 거다.  

노동자들을 끊임없이 시민, 국민이라는 말로 호도하는 선거는 그래서 의회민주주의의 한계라고 지칭되는지 모르겠다. 하나의 계급정체성으로 뭉쳐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선거 때만 되면, 지역주의에, 학연에 또는 양당구조가 새로운 노동자 정당에게 표를 주지 못하는 결과를 얻어내고 있는 것이다. 내가 노동자정당을 찍으면 내 표가 사표가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자기예언적 결론을 내뿜으면서 말이다. 

참 가슴이 많이 아팠다. 아직도 노동자는 주체로 일어서지 못한다는 생각에, 그리고 나 역시 그 실천에 한 몫하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에 말이다. 정치성이란, 지젝이 말한 바 있듯, 모든 실천, 행동의 중심이 되고 있나보다.

 6월 2일 선거에는 참여해야겠다. 바쁘다, 가기 싫다, 귀찮다, 그렇게 미루고 말았는데..... 그리고  정치기부금도 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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