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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책
마그누스 미스트 글, 요르크 하르트만 그림, 강혜경 옮김 / 청어람주니어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나쁜 책의 지은이는 확실하지 않다. 자신을 마그누스 미스트라고만 소개할 뿐이다.
처음 이 책을 들었을 때 느낌은 꽤 악마적이라서, 또 마법적이라서 좋았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나오는 계속된 그만 읽어라! 라는 명령에 한참을 그만 읽다가, 오늘에서야 읽게 되었는데, 그 내용은 내 생각과는 달리, 아주 화려하고 어두운, 그러나 꽤나 매력적인 세계였다.
아이들에게 나쁜 말을 써라, 목욕을 하지 말아라, 너에게 학교에 가라고 채근하는 부모들이 실은 외계인이다, 라는 생각만을 말하고 있는 건 같지만, 내용을 보면, 나이가 들수록 늙어가는 건 저주가 아니라, 삶의 유한성이고, 학교에 가라, 사탕을 먹지 말라고 말하는 나의 부모는 외계인이 아니라, 실은 나를 너무도 사랑하는 부모님이기 때문이고, 목욕을 하지 않으면 박테리아가 너의 몸을 성을 쌓는 기이한 체험을 하게 된다는 건, 목욕을 꼭 해라는 반어적 의미라는 걸 느끼게 되니 말이다. 그리고 중간 중간 나오는 목소리들, 시몬, 오그베르트, 피아 역시 독자에게 나쁜 길로 빠지지 말고, 착한 일을 하라는 암묵적 명령이라는 걸 끝부분에 가서는 알게 된다.
마지막에 등장하는 마그누스 미스트 역시 세계는 악이 팽배, 편재해 있으니 나와 같이 싸우자, 내가 준 부적과 함께 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이 책은 나쁜 책이라기 보다, 좋은 방향으로 독자를 인도하는 기실 좋은 책이었다.
책은 독자에게 빨려들어가는 감정이입의 상태, 물아의 상태를 느끼게 해주어야 한다. 이 책은 그런 감정이입을 특이한 구성으로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책이다. 나도 이런 책을 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