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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자연의 비밀 연대 - 위기의 시대,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움을 향한 새로운 시선
페터 볼레벤 지음, 강영옥 옮김, 남효창 감수 / 더숲 / 2020년 8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인간과 자연의 비밀 연대』
- 위기의 시대,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움을 향한 새로운 시선
페터 볼레벤 (지은이), 강영옥 (옮긴이), 남효창 (감수) 더숲
원제 : Das geheime Band zwischen Mensch und Natur: Erstaunliche Erkenntnisse über die 7 Sinne des Menschen, den Herzschlag der Baume und die Frage, ob Pflanzen ein Bewusstsein haben (2019년)
어떤 책을 접했을 때, 그 만남이 아주 예상치 못하게 의미를 담아버리게 되는 순간이 있다.
제목에 끌려 읽기 시작했는데, 작가가 오랜 기간 산림에 몸담고 있는 감독관이며 ‘숲해설가’였다.
아이를 키우며 생태만큼 좋은 교실이 없다는 생각에 산에 다니기 시작했고, 그것이 공부로 이어져 숲해설가가 된, 이 글을 쓰는 나로서는 반갑지 않을 이유가 없다.
숲으로 들어가는 여행길을 함께 하고자 한다. 나무, 나무와 우리와의 관계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요즘 인간의 눈이 짧은 가시거리에만 적응한다는 사실을 작가는 이야기 한다. 책과 컴퓨터 이제는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활용하는 시간이 상당이 늘었다. 그러다 보니 안경을 쓰는 연령은 어려지고 모두는 결국 안경을 쓸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해 있다. 다행히 작가는 원상태로 되돌리거나 더 나빠지지 않은 상태로 유지 할 수 있는 방법을 언급한다.
바로 '자연으로 나가 시선을 멀리 두고 시야를 넓히는 훈련을 하라'는 것이다. 동아시아의 과도한 진학에 따른 공부도 꼬집었다. 타이완을 예로 들었는데 고등학교 졸업생의 80-90프로가 안경을 쓰고, 나머지 10-20프로는 심각한 시력 장애를 겪고 있다는 얘기다.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하고 야외활동이 줄어든 것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인데 이런한 것들도 환경을 바꿔 숲으로 나아간다면 더 이상 흐릿한 세상이 아닐 거란 것이다.
작가 또한 열여섯 살에 처음 안경을 썼다고 한다. 직업을 얻어 하루 일과를 숲에서 보내면서 시력이 좋아져 더는 안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시력이 되었다고 한다. 인간에게 있는 녹색을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많은 연구를 통해 나무의 초록색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것은 많은 연구를 통해 잘 알려져 있는 이야기. 이쯤 되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능한 숲으로 아이들 손을 잡고 가는 게 맞다.
작가는 새소리를 잘 듣는다고 한다. '크뤼크뤼크뤼' 하고 우는 소리, '크록크록' 하고 우는 소리 등, 까막딱따구리, 큰까마귀, 검은목두루미의 울음소리를 유독 좋아한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듣는 일은 드물다는데, 그 이유는 주변 소음에 가려지기도 하지만, 삼중유리창, 단열벽, 텔레비전 소리를 뚫고 사람의 귀에 들어올만큼 큰지 않다는 것이다. 이걸 작가는 알아차리고 집안에서 소리를 감지했다면 어김없이 밖으로 나가 좀 더 가까이 다가간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벨소리를 기억한다. 그리고 같은 브랜드의 휴대폰 벨소리는 똑같아서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어디선가 벨소리가 울리면 알아채게 되는 이야길 언급한다. 이처럼 자신의 무의식을 자연의 소리를 듣는데 맞춘다면 주변에 사는 각종 동물의 소리를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단 얘기이다.
인간과 나무의 공통적인 역사가에 대한 이야기,
네안데르탈인의 멸종이유에 관한 이야기,
트레킹, 하이킹, 노르딕 워킹 등의 다양한 산책법 이야기,
숲은 두통 해소에만 탁월할 뿐만 아니라,
곤충에 물려 피부가 부풀었을 때도 숲에서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이야기,
등등 작가는 인간과 나무와의 연결고리를 끊임없이 이야기로 풀어낸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 구절을 옮겨 본다.
"자연보호를 시작하기에 아직 늦지 않았다. 우리는 자연과 아직 매우 끈끈하게 연결되어 있다. 함바르숲과 비아워비에자숲 시위, 미래를 위한 금요일, 벌을 죽이는 행위에 반대하는 국민 청원 등 모든 연령대에서 나타나고 있는 국민의 노력은 변화가 일어나리라는 희망을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는 이해가 아니라 마음에서 온다."
연대.
작가가 제목으로 뽑은 이 단어가 현 시국에 필요한 키워드가 아닐까 싶다.
뉴스를 쓴 기자들의 길을 보고 있자니, 그에 달린 댓글을 보고 있자면 나도 머리 한구석이 아파간다.
누군가는 의도적으로 사람들의 심리를 조장하고,
그에 속절없이 매몰되어가는 감정의 회오리.
아이들도 커가는 과정에서 노출되어야 하는 필요한 ‘불편한 상황들’.
어떤 상담사가 이런 말을 했다. “자기 기질을 극복하도록 만드는 아주 중요한 환경 요인 중에 하나가 자연스러운 사회적 압박”이라고.
살짝 긴장도 하고, 밖에 나가면 집과 달리 눈에 안띄는 순간을 더 많이 경험 한다는 것도 알고, 그런 것들이 더 쌓이고 반복되면서 그런 긴장감과 불안이 별것이 아니었다는 걸 알아가는 과정.
더 없이 필요한 ‘불편한 상황들’의 유년의 기회.
지금 의도적으로, 악의적으로 방역을 파괴하는 어른들은 알까?
지금 현 아이들에게 뺐는 이 귀한 시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