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 미제라블 - 인간의 마음을 울리는 사랑
빅토르 위고 지음, 최은주 옮김 / 서교출판사 / 201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레미제라블』    Les Miserables

빅토르 위고 지음     최은주 옮김    서교출판사

 

배고픈 조카들 때문에 빵을 훔쳐 달아나던 장발장이 19년 감옥살이를 하게 된 이야기는 누구나 알 것이다. 동시에 당시 시대상황이 어땠는지, 빵을 훔친일이 19년간 복역할 일인가에 대해선 특별히 염두에 두며 이야기를 접하진 않았던 듯하다.

 

성인이 되어 장발장 이야기를 오랜기간 뮤지컬에 담아 무대에 올려온 전용 극장의 2층에 앉아, 오케스트라 라이브 연주와 함께 하는 공연을 보게 되었다. 얼마간의 시간이 흘러 친구집엘 갔더니 <레미제라블> 25주년 기념 dvd가 있지 않은가. 역대 장발장 역을 맡았던 배우들이 무대에 올라왔고 당시 관객들이 이 극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대로 전해졌다. 첫째 아이를 배에 품고 만삭이던 몸으로 영화 <레미제라블>을  조조로 두 번을 보며 심취했다가 잊고 살았다.

올해 코로나로 집콕을 하게 되니 각국에선 #stay_at_home 공연을 올려주는데, 그렇게 오랜만에 아이들과 뮤지컬 <레미제라블> 공연을 집안에서 보게 되는 호사를 누렸다. 옛친구를 만난 듯 가슴 한켠이 뜨겁고, 반가웠다.

기억을 더듬어 책장 어딘가에 꽂혀 있을, 오래전 해외출장길 서점에서 구입했던 [Les Miserables] 영어원서를 찾아냈다. "먼지가 쌓인 너를 이젠 읽어보고 싶어졌어." 수개월에 걸쳐 읽고 있는 중이다. 얼마나 진도가 안나가는지... 책은 크게 5부로 되어 있는데 2부를 힘겹게 마무리했고, 3부 중간쯤 왔으니, 작은 소망이 하나 있다면 그저 올해가 가기 전에 마무리 할 수 있기를 바라며 깨알같은 글씨를 들여다보는 중에,,,,,,

서교출판사에서 나온 번역본 『레미제라블』 Les Miserables 을 읽게 된 것이다.

 

​​

만남이란 오묘해서, 관심을 두고 보다보니 구슬이 꿰어지듯 인연의 끈이 계속 이어져 가게 나를 이끄는 듯 하다. 부모의 관심사가 이렇게 흘러가고 있다보니, 영어도 잘 접하지 않은 아이들 입에서 뮤지컬 노래가 흘러나오고, 그 재미에 같이 불러보게 되니 가족들 입에서 흥얼흥얼 나오는 노래가사라는 것이 다음과 같다.

 “Do here the people sing~~~~~”

'레미제라블'은 우리 가족안에 놀이처럼 스며든 가족문화이며 연결고리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

  

번역된 도서를 읽다보면,

굉장히 매끄럽고 문학적으로 읽혀서 원서가 궁금해 지기도 하고, 어떤 도서는 한글을 읽었는데 다시 읽어야 하는 번역문들도 많다. 이를테면 '나는..'이 문장마다 나오는 도서도 꾀나 있었다. 이 『레미제라블』 도서는 전자다. 정말 책을 잡으니 단숨에 읽혔다.

팡틴의 지독한 가난이 가슴 아팠고, 장발장이 코제트를 데리고 사람들 눈에 피해 장소를 이동하고, 수녀원에 숨었다. 관에 넣어진 상태로 빠져나와서 다시 수녀원에 들어가는 과정은 나 역시 숨죽이며 마음이 초조했다.

코제트가 사는 돌의자 위에 올려둔 마리우스의 사랑 편지를 발견한 코제트의 떨림은 내 마음까지 핑크빛으로 물들었다. 그리고 그 둘의 순수한 사랑에 대한 감정은 글로 충분히 표현되어 진다. 코제트와 결혼한 마리우스를 찾아와 돈을 뜯으려는 수작을 부리는 떼나르디에를 보면서 작가가 보여주고 싶던 가난의 끔찍한 민낯, ‘불쌍한 사람’과 ‘파렴치한’ 이 두가지는 서로 구별할 수 없게 되는 그 의미를 생각해 보게 했다. 영어 원서 시작의 상당부분은 브앵브뉘 주교에 설명으로 되어 있다. 출옥하고 처음으로 자신의 집 문을 열어주고, 은그릇을 들고 달아나다 잡혀온 장발장 가방에 은촛대를 더 챙겨준 그 주교 말이다. 최근 붉어지는 사회 이슈_의료파업이나 이단 지도자의 망언과 그의 추종자들_를 접하게 되면서 '어떤 신념을 가진 다는 것', '제대로 갖춘 신앙이라는 것'에  메시지를 보여주지 않나 싶다.

마리우스의 친구 7인에 대한 이야기가 빠진 걸 보니 이 도서는 장발장의 삶이 코제트를 만나면서 바뀌고 또한 그 아이를 향한 애정어린 삶에 초점을 두어 쓰였다고 할 수 있겠다.

 

이 고전이 오랜기간 읽혀지고 있는 건,

이 안에 우리가 살아내면서 마주하는 여러 모습들이 다 담겨 있어서란 생각이 든다. 지금도 노래 한 부분을 흥얼흥얼 따라부르는 즐거움으로 장발장을 접한 우리 아이들이, 어느 시기가 되어 이 문학을 읽고 인간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 주어질 것이다. 그때 아이들과 우리 부부는 어떤 이야길 나누고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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