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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평범한 이름이라도 - 나의 생존과 운명, 배움에 관한 기록
임승남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11월
평점 :
이 책은 평범하지 않은 역경과 고난을 겪은 한 출판사 대표의 이야기이다. 저자는 자기 인생에서 책과 관련된 일을 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자신에게 찾아온 우연한 기회를 잡았고, 그 기회를 저버리지 않고, 과거의 삶에서 다른 삶을 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기 때문에 출판사 대표까지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1949년생이라고 하지만 저자는 자신의 자세한 출생 연도도 이름도 몰랐다. 어렴풋이 형, 누나, 남동생 육 남매가 자기의 가족 구성원이라는 것밖에 기억하는 것이 없었다. 어릴 적 배고픔을 달고 살았고, 배고픔을 잊기 위해 도둑질은 물론 여러 가지 못된 짓을 많이 하고 살아 감옥을 7번이나 다녀왔다. 그의 삶에서 희망이라는 단어는 어쩌면 생각하지 못할 단어이었을 것이다. 삶이 비참했을 것이고, 짙은 안개가 낀 것처럼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하루하루를 보냈을 것이다.
타인에 비해 미래에 대한 불안도가 심한 나는 저자와 같은 상황이라면 그 상황을 인내하고 극복하고 새로운 길로 나아갈 수 있는 의지보다 무기력해 하며 삶을 반 포기한 상태로 살 확률이 높을 것이다. 저자는 반복되는 삶의 굴레에 번번이 무력해지기도 했지만, 끝까지 삶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렇기에 출판계에 종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감옥 속에서 그의 인생을 바꾼, 삶의 의지를 가지게 한 책이 있었다. 그 한 권의 책이 그의 삶에 변화를 일으켰다고 생각한다. 그 책은 “마음의 샘터”이다. 책 한 권이 주는 의미는 생각보다 강하다. 그러나 그런 책을 만나는 일도 쉽지 않다. 그런 책이 저자에게 와줬고, 길거리의 험난한 삶에서 전혀 다른 길로 들어설 수 있었다.
출판사에서 배본 영업을 했던 그는 감옥에서 만난 지인을 통해 출판사 업무를 할 수 있었고, 이해찬, 황석영, 최권행이 만든 돌베개에서 일할 수 있었다. 1980년대에 한국 사회는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들이 사회 곳곳에서 일어났다
내가 초등학교 1~2학년(1986~1987) 때 뉴스를 통해 대학생들의 민주화 운동을 시청했던 기억이 있고, 당시에는 그것이 뭔지도 몰랐지만, 성인이 되어서 그 사실을 인지했다. 그 시대에 출판사를 운영하는 일은 녹록한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지금의 출판사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다른 차원이라 생각한다. 그 시대는 국가가 출판을 통제했고, 이런 내용은 책을 통해서도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다.
또한 개인적으로 민주화 운동을 했던 분들이 불온서적을 읽어 투옥했다는 이야기도 직접 들은 바 있다. 그 당시 불온서적은 정녕 불온서적인가 우리는 생각할 필요가 있다. 국가가 국민을 통제하려 했던 하나의 도구였다고 생각한다. 그 시대에 국가적 통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여러 방식을 통해 익히 알고 있다.
민주화 운동이 격해졌을 때, 돌베개 출판사를 인수해 대표로서 13년간 경영했다. 출판사 대표로서 지속해서 출판사를 운영할 수 있음에도 그는 대표직을 내려놓았다. 쉽지 않은 선택이지만 인생 역경이 있었기에 과감한 선택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이름을 직접 짓고, 호적도 자신이 직접 만들었을 정도 생면부지 가족이 없었던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그의 어린 시절은 어둡고, 배고프고, 힘들었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거기에 그는 감옥도 수시로 넘나들었다. 그런 그의 파란만장한 삶을 책 한 권으로 읽을 기회가 있어 덧없이 좋았다.
개인적으로 최근 뒤통수를 맞아 억울과 분노가 종종 찾아온다. 그런 상황 속에서 그런 감정을 차분히 내려놓고 새로운 삶을 찾아갈 용기를 주는 책이었다.
글이 화려하고, 멋지진 않지만 인생을 먼저 살아간 어른으로서의 그의 삶에 대해 책 한 권을 통해 배우는 기회가 되었다. 저자가 겪은 일은 지금 시대에 겪기란 쉽지 않지만 그런데도 우리 주변에 기구한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 얼마 전 방송을 통해 “무엇이든 물어보살”에서 나온 19살 소녀 이야기를 시청하며 여전히 우리 주변의 많은 이웃이 힘든 삶을 살고 있다는 사실을 목도했다. 새로운 삶을 사는 것이 예전보다 쉽지 않은 시대이지만 희망을 가지자. 이 책을 읽으며 희망은 있다고 마음을 다져보고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
*출판사의 지원으로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