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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리는 사람의 백만불짜리 매력 (책 + 동영상 CD)
브라이언 트레이시.론 아덴 지음, 김혜경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유명한 속담 - “시간은 금이다”
장군님 말씀 -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
결론 - “시간은 돌이다”
과연 이렇게 유추를 해도 괜찮은 것일까?...
물론 얼토당토 않는 억지 논리이다. 저 두 문장을 가지고 이런 황당한 결론이 왜 계속하여 내 머릿속에 남아있는가 의아했지만, 드디어 쓸 데가 왔다.
브라이언 트레이시.
흰 머리에 기다란 얼굴. 약간은 돌출된 턱. 어색한 “감사합니까” 로 한국인들에게 감사를 표시한. 그는 실로 대단한 인물이다. 그의 문장 하나하나에 수많은 뜻이 담겨 있고, 그 문장이 아니라 하더라도 이미 어려운 가정에서 자수성가하여 그만한 자리에 올랐다는 것만 해도 무한한 박수를 쳐줄 만 한 분이다. 그가 책을 썼다길래, 내용따위는 쳐다보지도 않고 읽게 되었다. 보통 한 책을 손에 넣으면 2~3일에 걸쳐서 보는데. 끝내 이 책은 하루만에. 그것도 반나절도 채 되지 않아 끝장을 내었다.
최초로 도입하였다는 연출의 개념.
이미 널리 입소문이 퍼진 윤태익의 한국형 해설과 더불어 한글판으로 책이 나오게 되었다. 더더욱 기대에 미쳐 책을 펼치게 되었고, 어디선가 본 문장이 생각났다. “열가지를 잘 해도, 한 가지를 못하면 그 한 가지만 남는다”. 그리고 지금 내 생각이 바로 그러하다.
앞서 말했던 속담과 장군님 말씀. 둘다 맞는 말이다. 시간은 금만큼 소중하다는 것. 누가 모르겠는가. 또한 전쟁터에서 적군을 앞에 두고 버려진 황금 및 보물단지를 손에 넣는다고 창과 방패를 버리고 주머니에 넣기 급급한 병사에게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말씀은 백번 옳다. 그들을 섬멸하면 지금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한 이득이 있을진데, 뭐하러 그것을 포기하겠는가? 하지만. 두 문장을 합쳐버리면 엉뚱한 말로 와전된다. 인생사가 이렇다. 결국 지구는 태양을 돈다는 지동설이나, 위아래가 존재한다고 정해놓은 인간의 진리도 결국 영원할 수는 없는 법이다. 그래서 혹자는 “진리는 없다”는 말을 하기도 하며, 나 또한 적극 고개를 끄덕이는 바이다.
책 구성상, 브라이언 트레이시와 론 아덴의 글이 있고 거의 각 장마다 맨 뒤에 윤태익의 덧붙임 설명이 있다. 많은 부분에서 브라이언 트레이시의 말을 옹호하면서 한국형 정서에 맞춘 것은 당연한 일이고, 오히려 좋은 글들이 있어서 눈에 불을 켜고 발췌를 했다. 하지만 몇몇 부분. 그는 도저히 브라이언 트레이시의 말에 동의할 수 없다는 부분도 있다. 물론 두 사람의 의견 모두 틀리지는 않았을 터이다. 다만 이런 환경에는 이런 말이 맞고 저런 환경에는 또 저런 말이 맞을 텐데도, 그렇게 인정하고 보면 다 맞는 말인데, 윤태익은 단연코 자신의 입장을 내세운다. 공기 꽉 차 있는 수레바퀴처럼 잘 굴러가다가 갑자기 후진 기어를 넣고 뒤로 돌아오는 기분이 들었달까. 한편으로는 한국형 정서에는 그런 말이 맞겠다 싶으면서도, 반대할 바에야 도대체 무슨 이유로 이 책의 ‘연출’을 맡았는지는 이해 가지 않는 부분이다. 허나 조금 더 나아가 보면, 한두번 쯤은 그렇게 튕겨주는 맛이 있어야 책이 제대로 들어오는 법! 브라이언의 말에도 일리가 있고 윤태익의 말에도 일리가 있고,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그 둘을 적절하게 섞으면 오히려 하이브리드 효과가 나타나리라 감히 믿는다.
끌리는 사람. 매력이 가진 힘.
이런 상황, 저런 상황에서 만나는 사람은 수도 없이 많으나, 게중에 특히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다. 한 번쯤 더 만나고 싶고, 왠지 그를 대하고 있으면 유쾌해지고 기분이 좋아지고. 표정도 밝아지고 자신감도 생기는 등등. 마치 그가 마술사마냥 그렇게 이끌리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또 한편으로는, 청산유수처럼 좌르르르 말이 흘러나오는 달변가임에도 불구하고, 그 말이 아주 재미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에 사람이 많지 않은 경우도 있다. 중학교 다닐 때 점심 시간만 되면 도시락을 까들고 친구들끼리 옹기종기 모여 앉는데, 지금 돌아보면 다행히 우리 테이블에는 전체 학생의 1/4 정도가 와서 같이 먹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 반찬도 뺏어먹고 이야기도 나누고 일찍 먹고 나가 놀기도 했다. 그땐 몰랐지만, 막상 혼자 먹거나 둘, 셋이서 옹기종기 모여 앉아 식사를 하는 친구들도 있었을 것이다. 또한, 누군가의 책상으로 사람이 몰린다면, 반대로 누군가는 다른 사람의 책상으로 가야하는. 즉 그 책상을 꿋꿋하게 지키고 있는, 사람을 끌어모으는 사람이 분명 있었다. 도대체 이들이 어떤 능력을 지녔기에 이렇게 사람을 끌어당기는 것일까? 잘생겨서? 공부를 잘해서? 말을 잘해서? ...
물론 이런 요소들도 플러스 요인이 작용할 테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바는 단 한 가지. 바로 ‘경청’이다. 누군가 말을 하면 진심으로 들어주고, 또한 그냥 듣는 것이 아닌 맞장구를 쳐주며, 아이 컨택을 통해서 성실히 듣고 있다는 것을 상대방에게 안심시켜주기도 할뿐더러 자세도 교정시켜 주고 있다.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말, 혹은 내가 상대방으로부터 듣고 싶은 말을 유도하는 게 아니라 상대방이 하고 싶은 말을 들어주고, 그리고 상대방이 정말 입이 근질근질해 하는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듯이 질문을 하라고 한다. 어찌 보면 너무 남에게 배려만 해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심히 공감하는 부분이다. 내가 아주 재미난 이야기를 준비해서 왔는데 상대방이 아무런 반응이 없다면, 나는 무엇이 될까. 반대로 상대방이 정말 재밌다고 어떤 이야기를 해주는데 내가 듣기에 아무런 재미가 없으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결코 ‘아첨’이 아닌 ‘유연’으로 승부를 본다. 그리고 적을 만들지 않고 가만 있어도 사람이 나에게 끌려오도록 하는 방법으로 ‘경청’에 대한 자세한 부분을 소개한다. 한 가지 꼬집고 싶었던 부분은, 첫 자리에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상대방이 하는 말만 듣고 있으려다가 자신은 꿀먹은 벙어리마냥 말이 너무 없는 사람으로 낙인찍혀버리면 오히려 재미없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어색한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능력도 필요하고, 분위기를 바꿀 줄 아는 말의 능력도 필요하지만 책에서는 그저 많이 들어주어라고 한다. 물론 상대방이 신나게 말을 한다면야 더할 나위 없이 편하게 듣고 장단을 맞춰주면 누이 좋고 매부 좋겠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이쪽에서라도 화제를 가지고 말을 해야 하는데... 몇 가지 방법이 소개 된다. 먼저 질문을 하라는 것! 하는 일이 무엇이냐, 어떻게 그 일을 하게 되었냐, 지금 상황은 어떠냐 등등의 방법. 상당히 좋다. 하지만 더 나아가서, 윤태익의 말에 심히 공감을 한다. 바로 많은 화제거리를 준비해서 이야기를 하라는 것! 예를 들어 동호회나 혹은 지인의 소개 등으로 처음으로 만난 두 사람 사이에서, 서로가 상대방이 말을 할때까지 기다리거나 그저 양보만 하면서 한쪽만 일방적으로 질문을 해대면, 받는 쪽에서 별로 그렇게 침 튀기며 얘기하고 싶지는 않을 법한 상황에서 이쪽이 먼저 이런 저런 화제를 준비해서 유머와 위트 넘치게 분위기를 편하게 이끌어나가면 오히려 더 자연스러운 대화가 될 것이라는 점!
막상 돌아보면 정말 사소한 일이다. 그저 눈 좀 쳐다봐주고 귀기울여 듣고, 자세를 올바르게 하고, 상대방이 화가 났을 때는 조언따위는 하지 말되 그냥 조용히 들어주며 그의 편을 들어주는 것만으로 우리는 충분히 많은 사람들을 끌 수 있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도시락을 가져와서 밥을 같이 먹자는 사람이 될 수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알면서도,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이걸 모르는 사람이 어디있어?” 라고 말만 하고 실천을 하지 않는다면. 운전면허증을 따놓고 핸들 한번 잡아 보지 않는 것과 같다.
그 무엇보다 중요한 실천. 지은이들이 소개해준 아주 자세한 방법을 해보기만 하면, 자신도 어느새 휴대폰에 수백명의 전화번호를 저장하고 다닐 수 있을 것이다. 감히 이 소중한 내용을 담은 책을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권하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