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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한 공원에서 만나 ㅣ 도넛문고 13
오미경 지음 / 다른 / 2025년 5월
평점 :
언제나 평범했던 중학생 수하는 중학교 2학년이 되서 갑자기 인싸가 됩니다. 바로 혜주와 세미와 친해졌기 때문인데요.
언제나 그 아이들과 어울리기위해 쎈척, 쿨한 척 했던 수하는 친구 정인이와 친해진 이후, 자신과 비슷한 정인이에게 편안함을 느낍니다. 하지만 정인이와 수하의 사이를 질투한 친구들은 우정을 증명하란 이야기에 그만 정인이를 배신하게되죠.
그런일이 있은 후, 수하는 아빠의 사업실패로 이사를 오게되고, 그렇게 수하는 모든 가구들의 모서리가 자신을 향하는 듯한 삼각형인 자신의 방에서 답답함을 느끼며 아침일찍 산책에 나섭니다.
허름한 동네 속, 가시 넝쿨이 뒤덮여있는 망공원에 가기 시작합니다. 가는길에 폐지 줍는 할머니의 상자 쌓는 것을 도와드리기도 하고, 노숙자에게 따뜻한 두유와 핫팩을 건내기도 하며, 길고양이에게 모모라는 이름도 붙여주는 수하.
수하는 매일 같이 망공원을 가서 새로운 것들을 탐색하기 시작합니다.
그곳에는 수하뿐만 아니라, 각자의 사연들을 들고 공원을 찾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아빠가 돌아가시고, 춤을 추며 슬픔을 극복하려 노력하는 이온이. 수하가 전학간 학교의 첫 친구가 되어줍니다.
어린시절 가정형편으로 공장에 취업하여 가족들 뒷바라지를 하고나니 빈 껍데기같은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 정숙씨. 그리고 그쯤 만난 시인을 사랑했지만, 시인의 죽음으로 이별의 슬픔을 맞이한 정숙씨.
부모님의 과도한 보호와 극심한 아토피로 제대로 된 친구하나없이 언제나 날이 서있는 공주.
수하가 전학간 학교에서 이온의 소개로 알게된 민들레.
아빠의 허황된 사업구상으로 가족이 무너지고, 김밥집을 운영하는 할머니와 함께 살며, 남자아이들에게도 지지않는 축구실력을 가진 들레.
학교를 자퇴하고, 자신의 꿈인 화가를 위해 노력하며 살아가지만 같은 반이였던 아이의 한마디 말때문에 섭식장애가 생겨 매일같이 폭식과 구토를 하는 파란 머리의 희수.
그런데 공원이 봄의 기운이 시작된 어느날부턴가 공원 주변이 깨끗해지고, 산수유 꽃이 꽃병에 꽂혀있습니다.
수하는 생각합니다. 과연 누구일까?..
그리고 생일날 들레가 준 스위트 바질의 꽃말인 '작은희망'처럼 수하에게도 조금씩 변화가 찾아옵니다.
과연, 공원에서..수하에게..이들에게 어떤 일들이 생기고 있는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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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마음이 너무 따뜻해지는 책을 읽었어요.
수하가 노숙자 아저씨에게 내민 작은 손길은 노숙자 아저씨가 변화는 시작이 되었고, 아빠가 집을 나가고 우울증이와 모든걸 놓아버린듯한 엄마에겐 자신이 곁에 있음을 알리며 작은 힘을 불어넣죠.
그리고 각각의 다른 이야기 같지만 결국 거미줄처럼 연결되어있는 이야기 속에는 각자의 아픔 속에서도 스위트 바질의 꽃말처럼 '작은희망'이 그들의 아픔을 비집고 들어가 조금씩 불을 밝히며, 숨을 불어넣는 이야기가 담겨있더라구요.
위로와 따뜻함이 차가운 겨울의 눈을 녹이는 봄처럼 다가오는 책이에요.
청소년친구들에게 완전 강추 해 볼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