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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에서 기다릴게 ㅣ 넥스트
한세계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5년 5월
평점 :
중학생이 되고 내가 외로울 떄 찾은 곳은 옥상이었다. 그곳에서 나는 가장 불안한 외로움을 만났다.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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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불안하고 외로울땐 옥상을 찾는 유신이.
그런 유신은 다른사람을 위해 글을 쓰는 대필을 하며 용돈벌이를 하는 평범한 학생입니다.
그런 유신에게 따라 옥상에 올라오며 다가오기 시작한 김영원.
누구에게나 사랑받고, 항상 주변엔 친구들이 많으며 매우 활동적인 영원이. 하지만, 추운 한 겨울날 영원이는 교통사고로 돌아올 수 없게 됩니다.
그렇게 친구의 죽음을 맞딱드린 유신은 언제나 자신의 글을 재밌게 읽어주고, 자신의 외로운 곁을 따뜻하게 지켜주는 영원이가 보고싶기만 합니다.
이런 유신의 앞에 자신이 쌍둥이형이라며 나타난 김지원.
같은 반이였던 김지원이 영원이의 형이라니..
그런데 지원은 유신에게 제안을 합니다.
영원의 유서를 써달라고. 부모님때문에 죽고싶다는..
대필의 조건은 영원의 일기장을 갖는거였죠.
그렇게 시작한 유신은 지난 더운 여름날 만났던, 자신이 알지못했던 진짜 영원의 모습에 한발자국씩 다가가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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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유신의 앞에서 언제나 밝았던 영원이지만,
가정안에서 언제나 깊은 외로움 속에서 나오지 못했던 영원이.
일기를 읽으며 유신은 지원에게 화가 났다가도, 영원이가 그립다가도, 그 곁을 지키지못하고, 그 마음을 알아주지 못했다는 괴로움에 깊은 서랍속에 그 일기장을 넣어두고, 차마 꺼내보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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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이 영원의 일기장을 읽지 못하고 있다고 느낀 지원은 유신에게 영원의 이름이 쓰인 우산을 주고, 영원의 이름이 흐릿하게 남은 농구공을 튀기며 마주하기 싫은 영원에 대한 감정들을 마주하려 노력하죠. 그런 지원을 보며 유신은 지원 역시 영원을 떠나보낸 슬픔과 외로움, 고통 속에서 몸부림을 치고 있음을 느끼게됩니다.
그렇게 지원과 유신은 소중한 사람을 잃은 아픔과 고통, 상실감, 미안함이란 감정들 앞에 조금씩 자신들만의 속도로 영원과 마주하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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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은 영원이 부모님때문에 힘들어하며, 죽고싶어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모른체했고, 지원은 부모님이 영원을 힘들기 했기 때문이라고 말은 하지만, 이내 자신이 부모의 정서적 학대 속에서 영원을 방치하며 못되게 굴었던 자신의 모습에 진심으로 마주하며 후회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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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휘몰아치는 감정들을 마주하고, 하나씩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함께 영원을 그리워하는 유신과 지원. 그리고 그런 유신에게 지원은 영원이 그동안 지원을 기다리며 샀던 책들을 건냅니다.
그 속엔 영원의 진심이 담긴 편지들이 짧막히 있었는데요.
그렇게 영원과 했던 대화들을 회상하며 유신은 영원이 준 책을 한권씩 읽어가며, 느낀 점을 쓰기 시작합니다.
언젠가 만날 영원이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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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각박한 삶 속에서 요동치는 자신의 감정들을 자신만의 속도로 하나씩 인정 해 가는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는 책인 것 같아요.
그저 활발하기만 했던 영원에게 깊은 상처와 외로움이 있었던 사실들을 알면서도 모른체했던 유신이 자신이 죽인것만 같아서 괴로워하지만, 이내 일기장 속 영원이 진짜 유신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자신이 얼마나 영원을 아끼고 좋아했는지를 깨닫게되며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과정들이 인상깊었어요.
그리고 부모의 정서적 학대를 받은 영원을 모른체하며 영원을 더욱 외로움으로 몰아낸 지원 역시 빗물인지 눈물인지 알수 없을 정도로 감정의 요동침을 경험한 후, 한결 가벼워진 지원의 마음이 섬세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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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어디선가 휘몰아치는 감정의 굴곡들 속에서 나의 진짜 마음을 마주하기 두려워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네요.
이 책은 사춘기 청소년 뿐만 아니라, 부모가 함께 읽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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