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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이강산 ㅣ 큰 스푼
신현수 지음, 이준선 그림 / 스푼북 / 2024년 8월
평점 :
"이제 황국신민서사를 읊겠습니다. 모두 힘차게 암송하도록!"
히나타 선생님의 외침에 달래골 소학교의 아이들은 큰소리로 외칩니다.
아침 조회시간, 교단에 올라온 교장선생님은 아이들을 향해 이야기 합니다. 창씨개명이야말로 천황폐하의 일등 신민이 되는 지름길이고, 창씨개명을 하지않은 아이들은 학교에 다닐 수 없다고 선포합니다.
아이들은 웅성웅성...학교를 다닐 수 없다는 말에 주인공 강산이는 지난 밤 부모님과 할아버지의 대화 속에서 할아버지가 창씨개명을 반대하는 것 같았기에 걱정이 됩니다.
조회가 끝난 후, 기동이는 강산이에게 빨리 멋진 일본 이름으로 창씨개명을 하라며 이야기 합니다.
기동이는 달래골에서 제일 먼저 창씨개명을 하였고, 기동이의 아빠는 지역 유지이면서, 일본이 조선인을 통제하기 위해 만든 마을 조직인 애국반의 반장인 '애국반장'을 맡고 있기에 목소리에 더 힘이 들어갑니다.
그러나 그런 기동을 향해 입분이는 큰 목소리로 이야기합니다.
"김기동! 네 이름이 아라이 쇼케이라고? 에라, 네가 일본 사람이니? 우리 할아버지가 창씨개명은 개나 할 짓이라고 그랬어. 난 창씨개명 안 할 거야. 히나타 선생님 떄문에 학교 다니기도 싫은데 잘됐지 뭐."
일주일 이내에 창씨개명을 해야한다고 엄포를 놓은 히나타 선생님을 뒤로하고, 강산이의 할아버지가 자신의 부탁을 들어줄거라는 기대를 하며 갑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할아버지는 족보를 가져와 이강산이라는 이름이 얼마나 귀한지를 이야기 해주며, 조선 사람은 조선 이름을 써야한다며 뜻을 굽히지 않으시죠.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창씨개명을 검사받아야하는 마지막날, 강산이와 입분이 그리고 나머지 두 어린이들은 창씨개명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히나타 선생님에게 뺨을 맞고, 이마에 X를 그려진체 학교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집으로 뛰어오며 펑펑 운 강산이는 학교를 계속 다니고 싶었기에 족보가 없어지면 할아버지가 창씨개명을 허락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할아버지가 소중히 여기는 족보를 친구들과 놀던 곳에 몰래 숨겨놓습니다.
학교를 못간지 여러날이 지나고, 할아버지는 없어진 족보때문에 시름시름 앓으시지만 고집을 꺽진 않으시죠. 강산이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하루하루 보냅니다.
엄마의 심부름으로 물을 뜨러 우물가에 간 강산이는 아줌마들의 대화를 엿듣게 됩니다. 창씨개명을 안한 남정네들은 북간도나 일본 탄광으로 끌고 가서 짐승처럼 부려 먹는다고, 그리고 처녀 얘들은 정신대에 끌려가거나 군수공장 혹은 병원에서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꼬득여 끌고간다고...
일본에 누나와 삼촌을 빼앗길 수 싫은 강산이는 편찮으신 할아버지에게가서 삼촌과 누나가 끌려갈 위기라며 할아버지에 울며 큰소리로 이야기합니다.
애국반장 김씨아저씨가 창씨개명을 하라고 말한 날짜를 딱 하루 앞둔 날..엄마와 강산이, 작은누나는 창씨개명을 안한 옆집누나인 순덕이 누나가 끌려가는 모습을 보게됩니다.
소리내어 울수도없는 작은누나와 강산이..
하루가 다르게 할아버니는 기력이 더 쇠하여지시고..
강산이는 창씨개명을 해서 학교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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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적 배경이 1940년대 일제강점기에요.
읽는 내내 마음이 얼마나 먹먹한지, 읽다가 하늘보다 휴~ 하며 숨을 얼마나 내뱉었는지 몰라요-
특히나, 아이들 앞에서 창씨개명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이들의 뺨을 때리고, 이마에 먹으로 X자를 크려 내쫓인 일본의 만행은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행동이에요.
수치심을 느껴 울며 뛰어가는 강산이와 입분이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너무 힘들더라구요.
그리고 생을 다하는 그날까지 나라를 잃은 서러움보다는 조선의 뿌리를 지키시기위해 노력하신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우리 선조들이 나라를 향한 마음이 얼마나 컷는지 엿볼 수 있었어요.
이 책은 개정판으로 1945년 8월 15일 이후인 8월16일를 담아 이야기의 완성도를 높였다고해요. 광복절 이후의 하루는 읽는 내내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역할도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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