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묻는 소년, 모나리자 - 제31회 눈높이아동문학상 동화 대상작 고학년 책장
이보리 지음, 양양 그림 / 오늘책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엄마를 떠나보내고 일주일 전, 아빠와 함께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고모집으로 이사를 한 다빈이.
전학을 오자마자 여름방학이라 아직은 친구가 없는 다빈이에게 고모는 먼저 말을 걸어오는 아이가 분명 나타날 거라고 마법의 주문을 걸듯 매일 이야기 해 줍니다.

그렇게 오늘도 스케치북을 옆구리에 끼고 담장을 따라 걷던 중, 날개 한쪽이 짧은 새끼 까치가 둥지에 떨어진 모습을 보게되고, 다빈이는 도와주려 하지만 역부족.
하지만, 몇일 전 담장 앞 건널목에서 자신을 도와준 아저씨가 나타나 새끼까치를 무사히 둥지로 돌려보내는데 도와주죠.

큰 밀짚 모자에 크고 두꺼운 책을 든 아저씨. 꼭 망태 할아버지를 닮은 아저씨.
다빈이가 담정을 따라 걷자, 아저씨도 따라 걷습니다.
둘이 도착한 곳은 '안녕 공원'. 담장 너머로 다빈이가 좋아하는 큰 공원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고, 망태 아저씨는 따라오라는 듯 고개 한 번 끄덕이며 갑니다.

학원버스를 기다리기위해 우루루 공원으로 뛰어 들어가는 아이들, 엄마와 함께 비눗방울을 후후 불며 비눗방울을 잡으려는 꼬마, 그리고 큰 느티나무가 그늘을 만들어주고, 작은 폭포가 물을 쏟아내는, 그리고 그 물은 장미 터널로 이어져 장미 향기까지 맡으며 터널 끝까지 간 다빈이.
그곳에서 한 소년을 만납니다. 눈썹이 하나도 없는 것을 본 다빈이는 생각하죠. 마치 모나리자 같다.
그 소년은 다빈이에게 묻습니다.
"지금 몇 시에요?"

친구를 만들고 싶었던 다빈이는 시간만 묻고 사라진 소년을 쳐다보며 이내 속상한 마음에 스케치북에 소년을 그립니다. 그러나 조금씩 다빈이는 소년에게 조금은 이상하지만 그 소년을 이해하며 조금씩 한발자국 다가가고, 다빈이가 자신을 소개하자 소년도 자신을 소개합니다.
이름은 한도훈, 자폐 스펙트럼이 있는 장애어린이고, 개미를 몹시 좋아한다고...
그제서야 조금은 이상하다고 느꼈던 도훈이의 행동들을 이해하기 시작한 다빈이.

안녕 공원에서 다빈이는 또다른 사람들을 만납니다.
매번 취업에 실페하고, 줄넘기를 하러오는 언니. 하지만 고모가 매번 다빈이에게 선물했던 너무 맛있지만 달지않은 초콜렛을 만드는 언니라는 사실도 알게되고, 외동아들이 캐나다로 이민 간 바람에 혼자 지내는, 한 쪽 다리가 불편한 캐나다 할머니까지.

그렇게 매일 안녕 공원에서 다빈이는 자신의 시간들을 안녕 고원에서 만난 사람들과 함께 채워나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거칠기만했던 도훈이를 향한 아이들, 꼬마엄마의 말들에 방패가 되어 막아주는 다빈이와 캐나다 할머니. 그 모습을 멀리 지켜보며 장미 터널에서 매번 사라지는 망태 할아버지까지.

과연, 다빈이는 이 곳에서 엄마를 떠나보낸 슬픔을 위로받을 수 있을까요?
도훈이에겐 어떤 사연이 있었을까요?
자꾸만 장미터널 끝에서 사라지는 망태 할아버지의 정체가 무엇일까요?
.
책을 읽다가 펑펑 울기는 또 처음이네요-
슬퍼서 울었다기 보다는 각자의 사연들 속에서 서로가 서로의 울타리가 되어 슬픔과 힘든 현실들을 위로하며, 격려하고, 응원하며 보듬어가는 안녕 공원의 인물 하나하나에 그 따뜻함들이 저에게도 위로가 됐다고 표현하면 맞을 것 같네요.
(작가님 진심 천재이신듯...)

책의 제목은 도훈이를 표현하는 다빈이의 언어로 되어있죠.
'시간을 묻는 소년, 모나리자'..그런데 주인공은 안녕 공원에서 함께 시간을 보낸 모든 사람들인 것 같아요-

첫 제목에서 어떤 내용일지 전혀 예측하지 못했는데, 읽다보니 정말 이야기에 스며드는 제 모습을 책이 끝날때 발견 할 수 있었을 정도에요. 어쩌면 건조하기만 한 매일의 쳇바퀴돌듯 돌아가는 삶 속에서 이런 따뜻한 일들을 그리워했을런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이 책은 어린이들 뿐만 아니라, 어린이들도 함께 보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특히, 요즘 마음이 조금 힘드신 어른이들...
이 책이 울타리가되고, 위로가 되고, 따뜻함이 되어 선물같이 응원되어질꺼에요.
완전 강추 해 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