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문화 콘텐츠 창작자, 라면 평론가 지영준님의 저서 <라면의 역사>를 펼쳤다.
라면 평론가라는 호칭보다 라면 박사님이라 부르고 싶어진다.
세상의 모든 라면 스토리가 집약되어 있는 것 같은 책이다.
이렇게 라면에 관한 정보가 가득 들어 있을 거라는 생각도 못하고 접한 책인데,
우리 생활과 밀접한 라면이라서일까, 책이 너무 흥미롭고 손에서 떼지 못하고
흠뻑 빠져서 읽었다.
'라면은 어떻게 전 세계의 음식이 되었나?' 라는 부제에 대해 생각해보면
수많은 사람의 삶과 노력의 결과가 함축되어 있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았다.
한국의 식량난을 해결하고자 라면 제조기 도입을 위해 일본으로 가
거절과 박대에도 굴하지 않고 설비와 기술을 얻어 낸 삼양라면 전중윤 회장님께도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품질경영을 최우산으로 하여 자체기술의 라면을 출시한 농심의 신춘호 회장의 고집은
현재의 국내 라면시장에서 1위가 되었고
세계 사람들이 사랑하는 라면 업계의 글로벌 기업이 되었다는 것이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인스턴트 라면의 모태가 된 일본의 음식 라멘의 유래를 살펴보는 것으로 책은 시작되었다.
2차 세계대전 후 일본의 식량난 해결을 위해
중국의 국수라는 의미를 지닌 지나소바나 주쿠소바를 라멘이라 부르기 시작하고
인스턴트 라면인 치킨라멘이 등장한다.
그 속엔 사업가 안도 모모후쿠의 인생이야기가 담겨 있고
맛있고 질리지 않아야 하고, 오래보관할 수 있고, 조리가 간편해야 한다는 것, 저렴해야한다는 것,
위생적이고 안전해야한다는 것의
인스턴트 라면 발명 과정의 5가지 목표가 들어있다.
한국 라면의 뿌리 삼양식품과 농심의 이야기는
우리나라의 라면의 역사를 말해준다.
불닭볶음면의 대히트로 글로벌 수출기업으로 전환된 삼양식품팀 연구원의
매운 맛을 수치화하기 위해 캡사이신 농도를 수치화 한 스코빌지수(SHU, Scovile Heat Unit)도입에
닭1200마리와 양념2톤이 들어갔다고 한다.
그 결과 최적의 매운 맛인 스코빌지수 4407의 불닭볶음면을 발명되었고
참고로 농심 신라면의 스코빌 지수는 3400이라고 한다.
롯데공업에서 시작된 농심이라는 브랜드명이
형제애를 다룬 훈훈한 전래동화 '의좋은 형제'에서 모티브를 얻어
농부의 따뜻한 마음을 담은 라면 '농심라면'을 출시한 내용이
참 인상적이었다.
"형님 먼저 드시오, 농심 라면 / 아우 먼저 들게나, 농심라 " 이라는
TV 광고의 훈훈한 CM송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했던 라면광고얘기에
옛 추억이 떠오르기도 했다.
책 속의 라면 광고 CM송이 정겹기도 하고 귀에 쏙 들어오며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책을 통해 기억에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