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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진짜 재밌는 인간 괴물 그림책 - 그림으로 배우는 신기한 지식 백과 ㅣ 진짜 진짜 재밌는 그림책
아틀라스미스 지음, 원더아크 그림 / 라이카미(부즈펌어린이) / 2026년 10월
평점 :
: 라이카미 도서출판에서 제공받은 책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초등학교 5학년 아들에게는 쉬는 시간에 손이 가는 책이 따로 있습니다. 숙제하다 지쳤을 때, 학원 다녀와서 멍하니 앉아 있을 때, 슬며시 집어 드는 책이요. 요즘 그 자리를 차지한 책이 바로 이 『진짜진짜 재밌는 인간괴물그림책』이에요.

표지를 보자마자 초등 5학년 아들이 "엄마, 이 책 사줘."라고 말하더라고요. 외눈박이 거인이 곤봉을 움켜쥐고 이쪽으로 손을 쑥 뻗고 있는 그림이 살짝 무섭게 느껴저서 엄마인 저는 살짝 사주고 싶지 않았어요. 그런데 오히려 책을 사고 러시아, 동유럽, 서유럽, 바빌로니아, 잉글랜드 북부 등 세계 여러 지역에서 전승된 괴물 이야기에서 그들의 문화를 엿볼 수 있어서 저도 흥미롭게 보고 있는 책입니다.
책은 괴물을 사는 곳과 특징에 따라 물의 인간 괴물, 땅물의 인간 괴물, 하늘물의 인간 괴물, 변신하는 인간 괴물로 나눠서 소개해요. 인어, 트리톤, 켄타우로스, 미노타우로스, 트롤, 오우거, 예티, 뱀파이어, 늑대인간까지는 익숙한데, 그 사이에 저승사자, 도깨비, 구미호, 손오공 같은 우리에게 친숙한 이름이 섞여 있어서 아이가 반가워하더라고요. 닉시, 코볼트, 틱발랑, 웬디고처럼 저는 처음 들어 보는 이름도 쏟아져 나오고요.

한 괴물이 펼침면 두 쪽을 통째로 쓰는 구성이 좋았어요. 왼쪽에는 괴물이 크게 그려져 있고, 몸 곳곳에 "사람 얼굴", "비늘 몸", "사람 발" 하는 식으로 이름표가 붙어 있습니다. 오른쪽에는 그 괴물이 나오는 옛이야기와 함께 전승 지역, 출처가 적혀 있어요. 그림을 먼저 보고 이야기를 읽게 되니까, 글밥이 부담스러운 날에도 아이가 끝까지 읽게 되더라고요.
오안네스는 물고기 머리를 뒤집어쓴 것처럼 생긴 바다 괴물인데, 그런데 책을 읽어 보니 고대 바빌로니아 신화에서 사람들에게 글자와 숫자 세는 법, 법과 도시 짓는 법을 가르쳐 준 스승이었다고 해요. 낮에는 뭍에서 사람들과 지내다가 해가 지면 바다로 돌아갔대요. 무서운 괴물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선생님이었다니, 아이도 이 부분이 제일 반전이었다고 하더라고요. 왠지 아쿠아맨의 캐릭터가 생각나기도 하고, 많은 신화 속 인물들이 직접적이지 않더라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추측해 봅니다.

제법 무서운 모습을 한 괴물들도 나오기도 하지만, 맨드레이크처럼 '이게 괴물이야?'라고 느낄 정도로 귀여워보이는 괴물도 나옵니다. 땅속 뿌리가 사람 모양을 닮아서, 옛 유럽에서는 약이나 부적의 재료로 귀하게 여겼대요. 뿌리가 땅에서 뽑히는 순간 비명을 지르는데, 그 소리를 들으면 기절하거나 목숨을 잃는다고 믿었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귀를 틀어막고, 대신 개에게 뽑게 했다고 해요. 이 캐릭터는 왠지 익숙하게 느껴지는 걸 보면, 게임이나 만화 등에서도 많이 나온 캐릭터였던 것 같기도 해요.

유럽, 그리스 등의 지역 괴물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아시아 지역의 괴물들도 많이 나옵니다. 저팔계나 구미호처럼 고전소설에도 많이 등장하는 캐릭터들도 나와서 친숙하게 느껴지는 캐릭터도들도 있고, 생소한 키츠네와 같은 캐릭터도 나옵니다. 일본 옛이야기에 나오는 여우로, 오래 살아서 신비한 힘을 얻은 존재예요. 꼬리가 풍성하고 많을수록 힘이 강해진다고 하고, 사람으로 변해 장난을 치기도 하지만 자기를 도와준 사람에게는 은혜를 갚기도 한대요. 우리나라 구미호와 비교해 보자는 이야기가 저절로 나왔어요. 같은 여우인데 나라마다 이야기가 어떻게 다른지 찾아보는 재미가 있겠더라고요.
이 책의 진짜 재미는 괴물 자체보다 그 뒤에 있는 사람들 이야기에 있는 것 같아요. 괴물마다 "전승 지역"과 "출처"가 붙어 있어서, 이 이야기가 이라크 남부에서 왔는지 유럽 민간전승인지 인도 신화인지 일본 민간전승인지 알 수 있어요. 아이가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세계 지도를 머릿속에 그리게 되더라고요. 옛날 사람들이 무서운 것, 신기한 것, 부러운 것을 이렇게 이야기로 만들어 전했구나 싶어서 어른인 저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아이들은 그림 때문에 처음에는 흥미를 느끼지만 오래도록 구전되어 온 이야기를 통해 옛날 사람들이 무엇을 두려워하였는지, 세계에 어떤 나라들이 있었고 그 지역의 어떻게 살았는지를 간적접으로 알 수 있어요.
괴물 페이지 귀퉁이에 사람과 괴물의 크기를 나란히 세워 둔 크기 비교 그림이 인상적이었어요. 아이가 "이건 어른 두 배쯤 되네", "이건 의외로 작다" 하면서 키를 가늠해 보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