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호메리카 - 『일리아스』 이후, 『오디세이아』 이전의 이야기
퀸투스 스미르나이우스 원작, ALTARI LAB 엮음 / 다산글방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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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산글방 도서출판에서 제공받은 책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읽고 오디세이 영화까지 보고 나니, 트로이 전쟁이 도대체 어떻게 끝났는지가 더 궁금해졌습니다. 일리아스는 헥토르의 장례식에서 끝나고 오디세이아는 이미 전쟁이 끝난 뒤에 시작하니까, 그 사이에 벌어진 아킬레우스의 죽음과 트로이 목마, 트로이의 함락 이야기는 두 책 어디에도 제대로 나오지 않거든요. 그 빈틈을 찾다가 만난 책이 퀸투스 스미르나이우스의 포스트호메리카였습니다.


일리야스, 오디세이아 사이의 이야기를 다룬 책인데, 왜 이제야 알았을까요?저처럼 <포스트호메리카> 이 낯선 사람을 위해 본문 시작 전, '이야기에 들어가기 전에' 코너를 통해 미리 알아두면 좋을 점들을 정리했습니다. 01 포스트호메리카란 무엇인가? 02 지금까지의 전쟁 03 주요 인물과 관계 등에 나온 내용은 미리 일리야스 책을 읽은 저도 앞의 내용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되더라고요.

포스트호메리카는 호메로스보다 천 년도 더 지난 뒤에 퀸투스 스미르나이우스가 쓴 이야기입니다. 제목 그대로 호메로스 이후의 이야기라는 뜻이고, 일리아스가 끝난 바로 그 자리에서 시작해 트로이의 함락과 그리스군의 귀향길까지 이어집니다. 이 책은 그 원작을 ALTARI LAB이 엮은 판본이에요. 448쪽이라는 분량이 처음엔 살짝 부담스러웠는데, 읽어 보니 전쟁의 굵직한 사건들이 차례로 이어져서 생각보다 술술 넘어갔습니다.


<포스트호메리카> 책은 일리아스가 끝난 바로 그 지점, 헥토르가 죽은 뒤에서 시작합니다. 헥토르를 잃은 트로이가 무너질 것 같은 순간에 아마존의 여왕 펜테실레이아가 지원군을 이끌고 나타나고, 곧이어 에티오피아의 왕 멤논도 합류합니다. 트로이가 다시 숨을 고르는 사이, 아킬레우스는 그들과 차례로 맞붙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가 다 알고 있는 그 순간, 무적처럼 보였던 아킬레우스의 최후가 찾아옵니다.

아킬레우스가 죽고 나서 전쟁터의 싸움이 아니라 아킬레우스가 남긴 무구를 누가 물려받을 것인가를 둘러싼 다툼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맞서는 사람은 힘이 세기로 유명한 아이아스와 꾀가 뛰어난 오디세우스입니다. 결국 무구는 오디세우스에게 돌아가고,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한 아이아스는 이성을 잃습니다. 그는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어요.

관련 작품들을 읽기 전에는 트로이 전쟁의 목마 아이디어를 낸 사람으로 기억되는 오디세우를 지혜로운 영웅으로 알고 있었는데요. 이 책에서 무구 때문에 싸우는 모습을 보면, 오디세이아에서 계속 갈팡되는 모습과도 이어진다는 느낌이 되었습니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양쪽 진영에 새로운 인물이 계속 나타납니다. 트로이 쪽에는 에우리필로스가 지원군을 이끌고 오고, 그리스 쪽에는 아킬레우스의 아들 네오프톨레모스가 합류해요. 아버지를 잃은 소년이 아버지의 무구를 입고 전장에 나서는 대목에서는 이야기가 아들 세대까지 넘어가네요.

책을 읽다보면 많은 이들이 나와서 정리가 안 될 때도 있는데, 뒷 부록에 있는 정보들을 보면 많은 도움이 됩니다.

02 포스트호메리카 인물 사전에서 신과 신격, 그리스군, 트로이왕가 트로이군 등으로 구분하여 인물들을 요약하여 보여줍니다. 신의 경우 제우스는 벼락으로 싸움을 말리는 존재, 헤라는 아킬레우스를 몰래 쏘아 죽인 아폴론을 꾸짖고 앞일을 미리 들려주는 존재, 아테나는 죽은 아킬레우스의 몸에 암브로시아를 뿌려 보존하고 에페이오스의 꿈에 나타나 목마를 만들라고 명하는 존재라는 식으로 인물별 역할이 정리되어 있어서 그리스로마신화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이해하기 쉽습니다. 이름마다 주요 관련 장의 번호가 붙어 있어서, 이 신이 지금 왜 여기서 나서는지 헷갈릴 때 해당 인물의 항목만 펴 보면 됩니다. 신들이 편을 갈라 싸우는 대목처럼 관계가 복잡해지는 곳에서 특히 큰 도움이 됐어요.

05 우리가 알고 있던 트로이 전쟁과 무엇이 다른가? 코너에서 주요 내용이 알려진 이야기와 <포스트호메리카> , 다른 전승에서 어떻게 다른지 나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트로이 전쟁 앞, 뒤의 이야기들이 구전으로 내려오다가 기록된 이마다 해석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정리하니 더 흥미롭게 볼 수 있습니다.

부록은 뒤에 있어 보지 않은 경우도 있는데요. 이 책은 읽기 전에 한 번, 읽는 도중에 한 번, 다 읽고 나서 한 번 펴 보시길 권합니다. 읽기 전에는 전체 흐름을 잡고, 읽는 도중에는 인물과 사건을 확인하고, 다 읽고 나서는 내가 기억하는 장면이 원전과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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