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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난임이다 - 난임은 희망의 메시지, 개정판
윤금정 지음 / 맥스밀리언북하우스 / 2021년 1월
평점 :
출판사에서 보내주셔서 난임에 관한 책을 처음으로 읽어보았다.
(임신, 출산과 관련된 책을 처음 읽어본다는 사실에 나 스스로에게 새삼 놀랐다.)
난임 (難妊) : [의학 ] 임신하기 어려운 일. 또는 그런 상태.
여성이라면 누구나 결혼 이전에도 임신-출산-육아를 생각할 것이다.
결혼 후에는 말할 것도 없다.
임신과 출산, 육아는 한 생명을 이 땅에 탄생시키고 성장하게 하는 고귀한 일이다.
그래서 이에 대한 교육과 준비가 참으로 중요하다.
그러나 과연 임신과 출산에 대한 교육을 우리는 잘 받고 있을까?
과연 생명이 소중한 만큼 그 생명을 맞이할 준비를 잘하고 있을까?
이 책은 저자의 임신과 출산의 과정을 담고 있다.
저자는 상대적으로 이른 나이에 결혼하여 10년 동안 일에 빠져 살았다.
그러나 꾸준히 운동을 하며 몸을 건강하게 관리했기에 언제든 마음먹으면 자연임신이 가능할 것이라 여겼다.
10년이 지나 아이를 맞이할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이제 임신만 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당연할 줄 알았던 자연임신은 되지 않았다.
난임병원을 찾아가 많은 의사들을 만나 상담했지만 명확한 원인을 알 수 없었다.
자연임신의 가능성이 보이지 않자 인공수정을 하였고,
그마저도 다 실패해 시험관을 두 차례 한 후에 쌍둥이를 품게 되었다.
그 과정 가운데 저자가 느낀 것, 생각한 것, 경험한 것, 배운 것들을 잘 기록하였고,
쌍둥이를 건강하게 출산한 지 5년이 지나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
난임의 과정이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너무 힘들었기에
그 아픔들을 충분히 달래고 객관적으로 과거의 자신과 상황을 보는데
5년이 걸렸다고 한다.
당연히 자연임신이 될 것으로 생각했기에 ‘왜 내가 난임이야? 난 아니야.’라는 생각에 붙들려 의사들의 진단과 조언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그래서 몸과 마음이 더 지쳐갔던 이야기부터
쌍둥이를 임신하고 출산한 시간, 그리고 육아의 시간까지의
모든 생각과 감정과 상황들을 잘 정리해 놓았다.
본인의 힘들었던 이야기만 늘어놓거나
난임으로 인해 힘겨워하는 이들을 그저 위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실수와 바로잡는 과정들을 다 솔직하게 내어놓고
누군가는 자신처럼 고생하지 않도록 조언해주는 그 마음이 느껴져서 좋았다.
더불어 난임 그 자체를 넘어 결혼, 임신, 출산, 육아에 대한 이야기들이 고루 녹아있어서
상식과 교육의 측면에서 기혼자뿐만 아니라 미혼자도,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또 아내와 남편이 함께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난임으로 힘들어하는 부부에게는 위로와 조언이 되고,
임신을 준비하는 부부들에게는 좋은 교육이 될 것이다.
나도 이 책을 통해서 몰랐던 부분들을 새롭게 배우고 더 명확히 알게 되었다.
예를 들어,
그냥 막연하게 아기가 너무 작거나 약하면 인큐베이터에 들어가는 거로 생각했는데,
아기의 폐가 스스로 숨을 쉴 수 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고 한다.
자가호흡이 힘들면 인큐베이터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물론 아이 몸무게가 너무 작으면 그만큼 성장이 덜 되고 약해서 그것이 폐와 연관이 될 수는 있지만, 아이의 몸무게나 몸의 크기 자체가 결정적인 부분은 아니라는 것이다.
가장 마음에 남는 문장이 있다.
‘남들은 다 쉽게 임신하는데 왜 나만 힘들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아이들을 볼 때면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아이들을 얻는 것을 쉽게 가지려고 한다는 생각 자체가 모순일 수도 있다고 느낀다.’ (195p)
이 문장을 보면서
태어날 아이뿐 아니라 이 세상에 태어나 존재하는 모든 생명이 참 소중하다는 것을 새삼 다시 느끼게 되었다.
한 생명을 기다리는 첫 순간부터 양육의 마지막 순간까지, 생명을 위해 살아가게 된다는 것은 참 경이롭고 위대한 일인 것 같다.
글이 어렵지 않아 금방 읽으면서도 많은 생각을 하고 배우며 읽을 수 있다.
생명의 탄생이 얼마나 어려우면서도 신비한 것인지를,
우리가 얼마나 고귀하게 탄생하게 된 존재들인지를 더 깊이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