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나를 위한 미술관 - 내 마음을 다시 피어나게 하는 그림 50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글쓰기란 누군가의 고독이 타인의 고독을 향해 말을 거는 몸짓이다."(p.243)

'찬란한 해방의 시간'을 꿈꾸며 미술관에 들어선 고독한 관람객에게 정여울 작가는 따스한 환대를 담아 말을 걸어준다. 자신의 심장을 꿰뚫은 50가지 인생 그림을 작가의 메시지로 언어화시켜 제1관부터 제5관까지 동행한다.

영혼과 눈에 위로를 주는 작품들에 작가의 섬세한 감상이 더해지면, 그림은 더욱 의미있게 다가오고 금세 그림 속 이야기들을 사유하게 된다. 오직 나를 위한 미술관에서 한산함과 여유로움을 만끽하면, 타히티 시절 고갱의 그림처럼 마음이 둥글둥글 곡선을 그리며 풍요로운 색채로 채워지는 기분이 든다.

몇몇 작품은 이미지뿐만 아니라 미술관에 전시된 모습도 수록되어 있다. 미술관의 조명과 그림자, 작품에 몰입한 관람객의 모습을 담은 이승원 사진작가의 사진은 미술관의 분위기, 현장감을 그대로 전해준다. 이 사진이 또 다른 작품이 되어 감동을 준다. 그 덕분에 어느새 나도 액자 앞에 나란히 서서 작품에 빠져드는 기분이 들었다.

정여울 작가는 누군가의 뒷모습이 그 사람의 '얼'과 '넋'이 담겨있고 마음이 투시하는 느낌이 들어 좋다고 한다. 예술 작품을 바라보는 나의 뒷모습은 어떻게 느껴질까. 작가는 때로는 친근하게, 때로는 멀찍이 떨어져 기다려주며 나에게 필요한 적당한 소통의 언어들로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다. 내 '마음의 무늬'가 조금씩 유연해지고 보드라워지는 순간이었다.

"아무리 힘들어도 책상에 앉아 글을 쓰면, 내 간절함의 온도에 놀라 내 무의식 어딘가가 글쓰기의 스위치 누르는 것만 같다."(p.191)는 뼛속까지 문인인 정여울 작가가 들려주는 그림과 조각 이야기로 인해 나는 '마음 속 치유 공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특별관 '내가 사랑한 미술관들'에서는 우피치 미술관,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박물관 등이 소개되어 있는데 언젠가 꼭 방문해보리라 생각하며 다이어리에 적어두었다. 그곳에서 나를 위해 빛나고 있을, 나를 어루만져 줄 그림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설렌다. 그림과 독대하는 시간을 통해 그림이 걸어오는 말을 들으며 내 이야기도 들려줄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

ㅡ웅진지식하우스의 서포터즈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오직나를위한미술관 #정여울 #웅진지식하우스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