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숲숲! 기린과 달팽이
샤를린 콜레트 지음, 김이슬 옮김 / 창비교육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의 활기와 싱그러움이 그대로 전해질 만큼 선명한 컬러의 표지가 눈길을 사로잡는 『숲숲숲!』은 숲의 풍요로움과 다채로움을 담고 있다. 빽빽한 나무 사이로 동물, 새, 사람이 숲이라는 공간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동시에 쉼을 누리는 표지는 우리가 경험했던 숲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기 충분하다.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제작자인 샤를린 콜레트가 어린이와 어른들이 간직하고 있던 숲의 이야기를 인터뷰해 숲의 아름다움과 비밀스러움에 대해 들려준다. 사계절에 따른 12가지 숲의 이야기에는 신비로운 동화도 있고, 할머니가 들려주는 향수어린 경험도, 사회적인 각성이 필요한 내용도 담겨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처럼 “내가 숲으로 들어간 이유는 삶의 빛나는 정수만을 간절히 체험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며 월든 호숫가에 오두막을 짓고 살 용기는 없지만, 누구라도 잠시 찾은 숲의 그늘막에서 도시 생활을 이어가고 살아낼 힘을 얻은 경험은 있을 것이다. 나 또한 어느 겨울 담양 죽녹원을 방문했을 때, 예상치못한 눈을 맞이한 적이 있다. 추운 날씨라 사람도 많지 않은 고요한 대나무 숲속에서 새하얀 눈이 내리는 풍경은 마음 속에 선물처럼 오래 남아 있다. 하늘을 찌를 듯한 높은 대나무 사이로 내리는 눈 덕분에 마음의 산소통이 꽤나 충전되었던 기억이 있다.

『숲숲숲!』은 숲의 요정과 달빛 아래 스라소니와 마주친 은밀한 기억을 꺼내어 우리에게도 삶의 빛나는 순간이 언제였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조금 약해서 우리의 손길이 필요했던' 어린 시절 숲속 오두막, 어른이 되고 나서는 도무지 찾을 수 없었던 숲속 비밀 동굴과 숲을 일터로 나무베는 사람이 느낀 숲의 소중함, 회복력, 한 해의 든든한 양식이 되어준 나팔버섯 채집 이야기도 들려준다

'2020년 ADAGP 프랑스 청소년 도서상 수상'한 이 책은 유아와 어른이 읽기에도 좋으며, 숲과 공존하는 인간의 삶, 환경보호와 경제성장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짧은 에피소드 속에서 풍요롭고 아름다운 숲의 소중함을 그려내면서, 숲속 생물의 다양성을 보호해야하고 자연의 생태를 훼손하지 않아야 할 인간의 책임을 일깨워준다. 이런 것은 특별한 지식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 사고로도 충분히 실천가능한 것임이 다행스럽다.

"모든 것의 이름을 알 필요는 없어요.
이름을 몰라도 우리는 충분히
숲을 사랑할 수 있으니까요!" (p.87)

ㅡ출판사의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