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를 믿습니까 이야기강 시리즈 4
정은주 지음, 이미성 그림 / 북극곰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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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 출판사의 이야기강 시리즈 #산타를믿습니까 에는 3편의 동화가 수록되어 있다. 각 단편들은 주인공들이 1인칭 시점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제목에 산타가 등장하지만 12월에 국한한 이야기가 아니라, 초등학생이 활동하는 가정, 학교, 놀이터를 배경으로 그들의 감정 상태와 생각의 흐름을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내용이다.


아이들은 반드시 무언가에 특별하고 유능한 존재여야 할까? <조기 경제 교육>에서 사소한 것까지 기억하는 열두살 유나는 수학 영재라는 동생에 밀려 학원을 하나씩 끊게 된다. 교육에 선택과 집중(될 애한테 집중적으로 투자)을 해야하는 집안 형편 때문이다.

그러다가 유나에게 잠재력을 발견했다고 여긴 아빠는 유나를 중학생 경제 수업을 듣게 한다. 자식에게 투자하여 자신의 희망과 꿈을 실현하려는 아빠의 시도가 씁쓸하기도 하고, 이것을 안쓰럽게 바라보는 유나가 오히려 어른스럽게 느껴지기도 한 부분이었다.

나 또한 아이를 욕심없이 키우겠다고 말은 하지만, 내 자식이 부모보다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강요한 것은 없는지 돌아보게 된다.


아이들 반에 산타의 존재를 믿는지 물어보는 투표를 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3학년 세아의 반에 산타를 믿는다고 투표한 친구들은 산타교 신도들로 놀림을 받기도 한다. 그들은 산타 이야기로 하나가 되었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었다.

<산타를 믿습니까>에서는 산타가 전세계 어린이들에게 시간에 늦지 않게 선물을 줄 수 있는 비밀이 무엇인지 나온다. 그리고 산타는 미리 준비한 선물이 있지만, 예년과 다른 메시지가 있다는 표시로 트리에 매달린 카드가 반짝거리면 그에 맞는 선물을 두고 간다는 것도.

우리집은 산타를 믿는 동심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그것이 지금도 지켜지고 있는지 사실 애매한 상태이다. 그럼에도 크리스마스는 기대되고 들뜨는 날임에 틀림없다. 따뜻한 설레는 추억이 가득한 어린 날의 포근하고 행복한 성탄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12살인 세아가 6살 때 기억을 돌아보는 <모래 놀이터>에는 외로운 세아의 다정한 친구가 되어준 10살 오빠의 이야기가 나온다. 아이가 어릴 때는 10살 남자아이는 다 큰 아이라고 여겼는데, 지금 우리집 10살을 보면 여전히 어린 아이의 모습이 가득한 자라나는 소년이다.

부모님이 출근하셔서 할머니가 돌봐주시는 세아는 마음껏 놀고 싶고, 노는 것으로 소통하고 싶은 마음을 이해받지 못한다. 그런데 어떤 오빠는 놀이터에서 함께 모래 놀이도 하고 그네도 밀어주며 진심을 다해 함께 놀아준다.

그런 소년에게 어른들의 질문과 시선은 너무 날카롭고 아프다.
"얘! 너 이 아파트 사는 애 맞어?"

추운 날, 맨 발에 얇은 옷을 입고 손이 튼 소년을 추억하는 세아의 기억은 아프고 시리다. 어른들이 오빠의 아빠가 나쁜 사람이니까 놀지 말라고 한다. 어른의 시선과 아이의 마음의 온도 차가 너무 많이 나는데, 그것이 지극히 현실적이라서 마음이 아파왔다.

나도 더이상 아이의 배경이나 환경이 아닌 그 존재 그대로 사랑받기 충분하고, 큰 가능성이 있음을 인정해주지 않고 있다고 세아가 알려주는 것 같아 가슴 한구석이 아려왔다. 조금 더 포용해주고, 한번 더 믿어주는 어른의 시선, 그 따스한 기억만으로도 한뼘 더 성장할 수 있을텐데 말이다.

새해에는 작고 연약해보인다고 얕보지 말고, 사람에 대한 다정함과 사랑의 온도를 유지하고 싶다. 그리고 나이만 먹는 것이 아니라, 정말 너그럽게 아이들을 감싸주고 이해해주는 진정한 어른이 되고 싶다.

ㅡ북극곰 출판사의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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