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짧은 섹스의 역사데이비드 베이커 / 알에이치코리아우리가 무언가에 대해 연구하고 공부를 하는 이유는 현재의 우리의 모습이 어떻게 발현되었는지에 대해 그 기원을 찾아가고자 하는 것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점을 매우 충실하게 반영하고 있으며 많은 다른 기원을 찾아가려는 토픽들 중에서도 도저히 손쉽게 접하기도 덤벼들기도 쉽지않은 그런 주제인 섹스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물론 저자도 아무 준비없이 이 주제를 독자들에게 나열하지만은 않는다. 적어도 앞으로 펼쳐질 내용에 대해서 적어도 몇 번 정도는 경고를 하고 있기는 하다. 물론 그 경고가 형식적인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아보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왜냐하면 이미 이 책을 손에 든 이는 충분히 읽을 준비가 되고도 남을 그런 사람들일 것이기 때문이다. 애초에 읽지 않을 또는 이러한 민감한 주제에 대해서 관심외로 여기는 이들은 이 책의 머리말의 경고따위를 읽을 기회는 전혀 없을 것임에 틀림없다. 여튼 의미없는 경고의 문구를 지나면 초반에는 진짜 과학과 진화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다루게 된다. 물론 이 성행위라는 주제에 국한해서 말이다.철저하게 진화론이 과학적으로 여겨지기에 그 이론에 기반하여 지구의 탄생부터 짚어가며 시작된다. 그 가운데에서 밝혀질 수 없었던 것들은 자연스럽게 스쳐 지나간다. 아는 것보다 알 수 없는 것이 훨씬 더 많은 것이 우리 인간이기에 이 점은 이해를 할 수 밖에 없다. 동물들의, 물론 인간도 동물이고 동물의 진화이지만, 짝짓기의 유래와 진화를 읽노라면 늘 적응이 되질 않는다. 그건 아주 어렸을 때부터 그랬다. 어쩌다 동물의 왕국에서 그런 장면을 볼라치면 어색해서 죽을 지경이었다. 그 감정이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었다니 오히려 그때와 비교해서 변하지 않은 내 자신에 대해 그 점이 책의 내용보다 더 놀라울 지경이었다.사그러들지 않는 어색함을 뒤로하고 상당한 페이지를 딛고 나아가면 오스트랄로피테쿠스나 호모란 타이틀을 가진 인간과 가장 가까운 조상이라 일컫는 최초인류들이 슬슬 등장하는데 그때부터는 제법 안정이 된다. 그때부터 나열되는 내용이 피부로 와닿는 섹스에 대한 모든 것을 받아들여야 하는 순간이다.자세한 것을 나열할 수 없지만 여러분이 상상하고 있는 그런 것이 맞다. 하지만 상당부분은 과학이 가미된 혹은 증거가 확실하다고 주장하는 우리의 성생활의 본류가 어디서부터 온 것인지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내 말은 전혀 에로틱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여러분의 기대와는 달리 말이다. 하지만 성소수자나 기타 성과 관련된 모든 개념들을 설명해주고 있기에 궁금증을 풀어주기엔 충분히 훌륭한 전개이다. 무언가를 배우고 안다는 것은 내가 가진 생각을 180도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진정한 위력을 지니고 있다고 본다. 다시 말하면 내가 가진 신념을 바꾼다라는 의미라기 보다는, 물론 그런 순간을 맞이하지 않으리란 법은 없지만, 대개는 내가 잘못 알고 있던 것을 바로 잡고 모르고 있던 것을 알게 됨으로 인해서 나를 둘러 싼 세상을 책을 읽기 전과 전혀 달리볼 수 있게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그런 점에서 어떤 주제를 들고 나온 책이라 할 지라도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늘어 놓는 망서가 아니라면 읽을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본다. 하물며 과학적인 점을 시사해가면서 성에 대한 고찰을 한 이 책과 같은 과학교양서는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