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번째 라인 드로잉 - 선 하나로 시작하는 나만의 기록
설레다(최민정) 지음 / 아트인북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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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의 첫번째 라인 드로잉

설레다 아트인북

라인드로잉은 찰떡같이 나에게 맞는 드로잉이란 생각이 들었다. 거칠고 균열이 있고 굴곡이 난무하는 선들의 향연은 어떤 이미지를 떠올리고 그려도 실패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 그런 무언가와 닮아있었다. 생각보다 잘 그리려고 하는 생각은 그림을 그리는 사람에게 독이 되기도 한다. 어쩌면 마음은 있지만 그림을 그려낼 그 펜조차 들지 못하고 생각에만 머물러 있다가 마는 경우는 십중팔구 그런 생각에 가득차 있어서이기도 하다. 막상 그림을 그리려고 운을 떼고 마음을 먹었어도 실행으로 옮기지 못한 때가 정말 많았었구나 하는 점들을 대해 수 번을 돌아보게 되었다.

일단 드로잉은 재미가 있어야 하는게 먼저라는 작가의 뉘앙스에 수십번 동의한다. 재미있다면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가장 먼저 다른것을 제쳐두고라도 할테니 말이다. 그리고 드로잉이 다 끝난 뒤의 기분에도 집중하고 잘 기억해두고 어떤 느낌이었는지, 그리기 전과 후의 마음이 어떻게 달라졌는 지 명확히 지니고 있어야 다음 드로잉으로 나아갈 수 있는 강력한 동기가 된다. 너무 힘들게 그림을 그리고 나면 다음부터 그리고 싶어지지 않기 때문에 적당한 시간에 자신의 가동범위와 체력을 고려하여 적절하게 그리고 빠져나와야 기분 좋은 마무리를 가져갈 수 있고 다음의 드로잉이 기다려지고 다음드로잉까지의 휴지 기간이 길어지지 않는다. 나의 경우는 한번 그릴 때 체력이 소진되어, 아마도 잘 그리려고 했을까, 부담을 잔뜩지녔는지도 모르겠다만, 벌써 이후의 드로잉이 이뤄지기까지 이미 한 달이 훨씬 지났다. 물론 그런 생각, 그림을 자주 그려야겠다는 생각조차도 부담일 수도 있겠다. 그리고 싶을 때 그린다는 마음이 훨씬 더 좋아보이기는 한데 너무 가끔 그려도 펜을 잡은 나의 손이 낯설게 느껴질 때도 있어서 가급적이면 너무 오래 쉬지 않도록 그리는 중에 완급조절이 중요해보인다.
책에서도 20분~30분 정도 아니 5분 정도의 드로잉만으로 가능한 것들도 많이 있었다. 라인드로잉이 토픽이기 때문에 색상을 입히지 않고 또 펜을 떼지 않고 한번에 그려내는 컨투어 드로잉도 있으니 잠깐 그리고 빠져나오는 것도 좋은 자세이지 싶다.

그리고 싶은 대상은 무궁무진하다. 잡지의 모델, 사람, 광고, 다양한 주제의 사진, 인터넷에서 본 무언가 등 어떤 사물이라도 라인드로잉의 대상이 된다. 단 풍경이나 경치는 없다. 오직 물건과 사람과 목적이 있는 이미지 위주이다.
예를 들어 약간 구겨진 말보로 담배갑을 그린다면 구김의 모습과 음영, 남겨진 담배 몇가치, 로고, 기타 윤곽선, 필요하면 채색까지 이 모든 요소들의 집합체가 바로 말보로 답배갑의 존재가 평면위에 구체화 된다. 3d의 입체감이 있는 물건이 2d로 옮겨지는 순간이다. 그림은 평면위의 예술이기에 입체적인 물건을 담을 때 그 입체감을 최대한 살려줘야 더 멋진 결과물이 나올터이다.
다른 이들과 함께 그리는 것은 너무 좋다. 저자분도 3년여간 드로잉 클래스를 운영해온 뒤에 이 책을 집필했다. 강의동안 얻어진 노하우와 느낌과 생각들이 잘 정리되어져 나와있다. 결국 최소 이 책의 준비기간은 3년인 셈이다. 그림을 그리며 행복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우리는 네임펜과 플러스펜, 매직이나 마커펜과 같은 저렴한 이들을 준비해서 당장 시작해볼 수 있다.
그리기란 수만년 전에 살았던 고대 인류때부터 행해진 본능적인 행위이다. 지금의 나의 그리는 행위는 고대의 그들이 그리는 행위와 다르지 않고 우리 DNA속에 저장된 자연스러운 행위임을 볼 때 누구나 할 수 있는 지극히 기초적인 창조 행위다. 오늘부터 각자 어떤 느낌과 생각을 하루동안 가졌는지 자기 전 종이 위에 한번쯤 간단히라도 표현해보기 시작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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