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늙는다는 것 - 초고령의 현실과 돌봄에 관하여
구사카베 요 지음, 조지현 옮김, 이종철 감수 / 생각의닻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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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람이 늙는다는 것

구사카베 요
조지현 이종철
생각의 닻

거의 70에 다다른 마취과전문의였던 또 노인진료의 경험이 많았던 한 노년의 일본 의사가 쓴 늙는다는 것에 대한 에세이이다.
노화와 죽음은 예컨대 학교의 졸업이나 사람의 만나고 헤어짐과 같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그저 인간이 겪을 과정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저자의 입장이 너무나 와닿는다.
오늘날은 지나치게 생명에 대해서 중시한다는 입장이다. 심지어 90퍼센트 의료와 관련된 것들 의사, 치료, 다양한 케어, 약, 정기검사 등을 없애도 훨씬 더 살기 좋아질 것이라는 한 서양인 의사의 말을 인용하며 절대 틀리지 않은 말이라 하였다. 과거 의료가 다소 부족한 시절에는 노화와 죽음이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는데 오늘날엔 연명치료와 지나친 의료가 오히려 문제가 된다고 본다. 비근한 예로 사카모토 류이치는 여섯 번의 암치료와 발병 끝에 제발 가게해달란 말을 하기도 했다. 정작 고통 가운데 있는 환자는 표현할 수 없이 연명치료가 고통스러울 뿐이다. 자연히 죽음을 받아들이고 싶은 힘든  초고령 환자들이 많은데 남아 있는 사람들의 판단과 의사들은 환자의 고통을 앎에도 방관하고 있다는 질책때문과 또 의료수익을 위해 치료를 할 시기라고 유가족들에게 불안감 조성과 함께 강력한 조언을 건넨다.
저자의 아버지도 마취과 전문의였고 여든 중반의 나이에 돌아가시기까지 본인이 의사임에도 즐기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등 하고 싶은 것 실컷 해보시고 가셨다 했다. 정년으로 은퇴한 동기들은 고액연봉으로 새 직장으로 인생2막을 다른 장소에서 같은 의료일로 일을 이어갈 때에도 이들에 전혀 부러워함 없이 당신은 은퇴후 바로 여가를 즐기시기로 했다. 사람마다 기준이 다를테지만 무엇을 하든 자기 인생을 후회없이 사는게 최고다.

미즈키 시게루라는 일본 만화가의 애독자인 저자는 이 작가의 세계관을 인용하기도 한다. 국내엔 요괴만화로 유명한데 서양에서는 전쟁관련 만화로 더 유명하다. 저자의 인생관이 이 만화가의 작품에 의해서 더 관철되었다고 한다. 전쟁으로 한 팔을 잃었음에도 정상인의 몇 배의 작품을 그려낸 이 작가는 일본에서 단연 거장으로 통한다.

늙고 싶은 사람 또 죽고 싶은 사람이 아마 없겠지만 사실 있기도 한데 바로 하루가 멀다하고 자살하는 이들이다. 자살을 절대 옹호하면 안되지만 모든 사람이 다 죽음을 피하는 것만은 아니며, 죽음을 애써서 의도적으로 맞이하고 싶을 정도로 죽음 이상의 괴로움이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현재 불치병으로 위중한 병세로, 암으로 연명치료를 하는 환자들도 마찬가지일터다. 남은 자들의 이기심으로 환자의 죽음을 늦추고 스스로 위안받으며 환자에게 잘한 일이었다고 하는 착각에 빠지지 않길 바랄 뿐이다.
세월의풍화와 죽음과 노화와 질병들과 과도한 진료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던 값진 시간이었다.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내용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에 해당하는 사람이란 바로 앞으로 삶의 끝자락인 노화와 죽음을 맞이할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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