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이반 투르게네프 머묾(책읽어주는 남자)첫사랑과 무무 두 편의 중편소설이 실려 있다. 러시아는 겨울이 길고, 해서 밤도 길다. 추운 겨울밤 난롯가에 몸을 가까이 기대어 불을 쬐면서 조는 것 외엔 달리 즐길거리가 없던 러시아의 문화 속에서 소설은 그나마 즐길 수 있는 유일한 유희 거리였다고 현지에 사는 한국인에게 들었다. 해서 러시아의 소설은 대체로 방대하고 분량이 길어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까라마조프의 형제들, 죄와 벌, 안나까레니나, 부활 등 러시아의 소설들은 장편중에서도 다른 것보다 더 기나긴 분량의 장편인 편이다. 그렇지만 이 책은 중편소설 두 편만 실었다. 이반 투르게네프라는 작가의 '첫사랑'과 '무무' 이다. 들어본 적은 있었지만 작품을 읽어본 것은 처음이었다. 언젠가 읽고 싶었던 작가로서 좋은 기회를 맞이 했다.작품에서 주인공의 첫 사랑도 여느 사람처럼 마지막 사랑이 되지 못하였다. 거기까지면 가늠할 수 있고 괜찮을텐데 충격적인 사실을 겪는 것이 안타까웁다. 인생은 어떻게 흘러갈 지 알 수 없고 사랑의 달콤함이란 무엇보다 달지만 그에 못지 않게 사랑 주위에 도사리고 있는 아픔들도 달콤한 크기만큼 쓴 경우가 많다. 주인공은 15살이고 짝사랑한 여인은 21살의 연상이다. 옛시절엔 지금과 달리 나이에서 오는 온도차가 있다. 여인의 주변에는 그녀를 짝사랑하는 남자들이 네 명이나 있었고 자주 그녀의 집에 모여서 사교모임을 가지며 공주처럼 그녀를 떠받들곤 했고 그녀는 남자들에게 마음을 주지 않으면서 그들의 애정을 적당히 받는 척하면서 애태우곤 했다. 그 사이에 주인공도 합류하고 이젠 다섯 남자가 한 여자를 바라보는 형국이 된다. 마음을 주는 듯 하면서도 애초에 맘을 줄 생각이 없는 그녀는 결국 주변에 있는 다섯 남자가 아닌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지고 만다. 주인공에게 평소에 살가웠지만 어느 순간 변해가는 여자의 모습을 보면서 그녀가 사랑에 빠진 것을 알게 되고 이내 그 대상을 알고나서 충격에 빠진다. 무무라는 작품은 농노의 신분으로 살고 있는 태어날 때부터 거구에 힘이 장사인 한 남자가 주인공이다. 평생 하인으로 살 수 밖에 없는 신분제도가 있었던 시절의 이야기이다. 현대에 태어난 나는 노예제도, 농노제와 같은 사회배경을 글에서 본게 다여서 소설의 눈높이를 맞추기에도 공감하기에도 역부족일 수 밖에 없었다. 작가는 농노제에 반대하였고 그 입장에서 이 소설을 쓴 것이라 한다. 농노에게 주인이란 존재는 거역할 수 없는 거대한 무엇이었다. 심지어 결혼할 대상도 주인이 정해주었고 시키는 것이라면 절대로 복종할 수 밖에 없는 분위기가 만연했다. 그 가운데에서 거인은 주인의 결정으로 좋아하는 여자와도 맺어지지 못하고 사랑하고 아끼는 강아지도 떠나보낼 수 밖에 없게 된다. 애정을 주고픈 상대가 생기는 족족 결국 타의에 의해 헤어지게 된다. 마지막에는 무단으로 탈출하여 홀로서게 되는 결말을 맞지만 거인은 더이상 사랑을 주고 받을 대상을 가지지 못하게 된다. 과거의 경험 때문일 수 도있고 거대한 덩치로 사람들이 피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리고 또 한가지의 장애가 있었는데 농아였다는 것이다. 몇가지의 신체적인 결함을 안고 태어난데다 농노로 지냈으며 주인때문에 사랑하는 대상도 잃은 거인에게 마지막에나마 속박으로부터 자유가 주어졌기에 숨통이 트인다. 소설의 마지막까지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두 작품 모두 사랑이라는 소재가 농밀하게 담겨있었고 작가의 실제 인생을 깊이 반영하였다고 하니 이반 투르게네프의 실제 삶도 고단함이 늘 서려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 때문인지 소설의 흐름과 표현이 자연스럽고 마음에 잘 와 닿았다.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