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은 바람 위에 있어헤르만 헤세 폴커 미헬스 박종대열림원<페터 카멘친트>, <유리알 유희>, 어떤 다른 단편이나 시 등에서 헤르만 헤세의 '구름'에 대한 예찬을 모아서 담아놓은 아름다운 소쿠리 혹은 바구니같은 책이다. 구름을 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책에서 구름놀이라고 칭하고 있는데 헤세는 유독 구름을 더 좋아하고 펜으로 옮기길 좋아했던 듯 하다. 회화에도 열정이 있었던 그는 얼마동안 화집을 한 권을 낼 정도의 분량으로 그림을 그렸던 화가였기에 창작의 열정은 작가로서 글로는 부족했던 것일지 그림으로까지 이어져 한창 샘솟는 그것들을 달래왔던 것이다. 구름에 대하여라는 주제를 가지고도 이렇게 책으로 한 권 엮어낼 정도이니 구름에 대한 애착의 크기에 대해서는 굳이 말할 필요 없다.누구에게나 구름은 친숙하다. 어느 정도 맑은 날에 하늘을 올려다 보면 파란 도화지 위에 자연스럽게 흩어져 하얗게 솜사탕처럼 뭉쳐서 부유하며 자태를 드리워내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얼마나 가벼운지 중력의 힘을 거슬러 그렇게 높이 떠서 내려오지도 않고 말이다. 새처럼 날개짓하거나 동력으로 공기를 박차고 가르면서 위로 오르고자 힘쓰지 않는데도 그렇게 유유히 가장 높은 곳에 떠 있다. 과학적으로 알기에 땅과 바다와 강에서 증발한 공기 중 물분자의 덩어리가 뭉쳐져 마치 하나의 물체와 같은 착시를 느끼게 하는 것일텐데도 직관적으로 보고 있노라면 구름은 그냥 별과 달과 태양처럼 개별적인 존재로 나의 무의식 속에 자리잡고 있을 뿐이다. 그래야 문학 속에서나 회화속에서나 구름은 의미를 더욱 뽐낼 수 있기에 그렇다.헤세가 창작욕구가 불타올라서 갑자기 펜을 내려놓고 붓을 잡아서 마음 가는대로 그림을 그려냈듯이 자신이 잘하고 전문적인 영역이 아닐지라도 창작욕구에 의거하여 꽤 괜찮은 내 맘에 쏙 드는 무언가 결과물이 나올 수 있었을 터이다. 그런 창작욕이 무엇일 지 조금 가늠이 된다. 왜냐하면 그런 당시의 헤세의 심정이 조금은 바이러스에 전염되듯 내 몸에도 스며들었기 때문이다. 아니면 나도 평소에 구름을 좋아했던 것일 수도 있겠고 말이다. 오늘은 어느 때보다 더욱 내가 가진 색연필로 구름 그리고 연필로 시를 창작해내고 싶은 날이다. 그 헤세처럼 말이다.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