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한 예술가들마이클 페피엇 정미나디자인하우스묵직한 두께의 책 속에 깨알같은 예술계의 스토리들이 가득 담겼다. 예술가의 인생을 낱낱이 열어서 가감없이 보여주었다. 그들 한사람 한사람과 직접 부대끼며 소통했던 한 미술사가에 의해서 말이다. 그는 영국인으로 유럽의 예술세계에 뛰어들어 언론과 홍보, 전시 기획, 평론가며 편집자이기도 했다. 바이오그래피를 보면 그가 그 분야에서 매우 걸출한 인물임을 알 수 있었다. 예술가들과, 그 나름의 예술세계를 구축한 그들과 먹고 마시고 얘기 나누었던 작가는 당연하게도 매우 가까이에서 관찰하고 느낀 바를 나누어준다. 마치 누구나 친숙하게 들을 수 있는 주변에 널린 친구나 가까운 이가 해주는 그런 일상이야기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그게 이 책의 매력이 아닐까싶다.책을 통해 전에는 몰랐던 예술가들, 독특한 예술세계나 예술의 깊이나 실력이 유명세와 비례하지 않는 곳이 예술계라 생각하기에, 을 만나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특별히 죽음의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작가의 그림을 보면 그야말로 수용소의 처참함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동성애적인 마조히즘적인 성적취향을 가진 동시에 사람들에게 정반대의 따뜻한 매력과 성품을 보여주는 예술가도 만날 수 있었다. 그의 그림은 암울하고 공포스럽고 파괴적이었지만 그와는 정반대의 생활을 살았던 고흐를 평생 동경하고 닮으려고 했다. 그는 프랜시스 베이컨이다. 역시 반 고흐에 대한 글도 있었다. 예술을 주제로 한 어떤 책도 반 고흐를 언급하지 않은 책은 찾기 힘들다. 불안정한 행동으로 같이 있는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불편하게 했었던 그 이가 짧은 기간동안에 수작들을 연속으로 그려내고 완성했다. 그의 짧은 인생속에서, 심지어 늦게 시작한 그림 경력 속에서도 참 강렬하며 전무후무한 많은 작품을 남겼다. 오늘날에 그가 존경받고 손가락에 꼽아지는 이유다. 위대한 예술가를 두 사람만 뽑으라할 때 세잔과 고흐를 그 반열에 올려놓는다고 한다.몇몇 예술가들은 짧은 이야기정도로 마무리 되기도 하지만 저자와 깊은 인간적교류를 오랜기간동안 나눈 몇명의 예술가들은 꽤 길고 자세히 서술해서 해당 예술가들에게 관심이 있다면 이 책보다 자세히 나오진 못할 것이라고 생각되니 읽어볼만 할 것이다.오랫동안 한 분야에 몸담아 관련된 이야기를 술술 풀어줄 수 있는 전문가나 장인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는다는 것이 책 만이 줄 수 있는 커다란 매력임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는 시간이었다.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