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학자 유성호의 유언 노트 - 후회 없는 삶을 위한 지침서
유성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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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학자 유성호의 유언노트

유성호 21세기북스

말할 수 없는 감정이 밀려온다. 책을 다 읽고 난 뒤에 말이다. 죽음이 반드시 온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현실을 바로 직시하면 할수록 막막하고 먹먹해진다. 특히 저자 유성호님의 실제 유언장을 보았을 때는 감정이 더 복잡해졌다.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보았을 죽음에 대해서 깊이 돌아볼 수 있는 여유와 마음을 주는 책이다. 이 책을 읽는 어떤 사람이든지 살아갈 날이 또는 죽기 까지 남은 날에 대해서 대략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평균수명을 따져본다면 더 명확해진다. 본인이 평균수명보다는 덜 아니면 더 살 수 있다는 부분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죽음을 맞이하는 나의 포지션이다.
포지션이란 준비라고 말할 수 있다. 얼마나 죽음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있는지이다. 가까운 날에 죽음을 맞이하더라도 혹은 오늘 죽음을 맞이하더라도 어느때 죽음이 찾아와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느냐이다. 저자는 그런 부분을 카운셀링해주고 있다. 사람의 죽음이란 상황을 부검을 통해서 수 천회 겪어온 법의학자의 심정으로 말이다. 그가 바라 본 죽음은 어떠한 것일까. 아마도 그 덕분에 죽음을 준비하는 마음이 더 다져지고 필요성을 더욱 느꼈을터이다. 그런 마음에서 불특정다수의 독자들을 위한 이와 같은 글을 썼을 것이다.

글에서는 죽음에 대해 바라보게 되는 다양한 상황과 감정에 대해서 천천히 받아들일 수 있게 안내하고 있다. 한 문장 한 문장이 마음에 꽂히는 때가 많다. 부인할 수 없는 무거운 사실들이라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받아들일 자명함때문이다. 그래서 더 마음이 무겁고 먹먹해지는 것이다.
연명치료거부, 존엄사, 안락사, 사후장기기증부터 유언장 예시까지 죽음과 관련된 단어들이 나열된다. 그리고 별책으로 30일간 적어보는 유언노트도 준비되어 있어서 자기 전에 하루를 마무리하며 10분정도 투자해 적어보려 한다.

매일 죽음에 대해서 잠시 잠깐이라도 생각해본다면 좋겠다. 지금 사는 인생이 두번째 인생이라면 (또는 n번째 인생이라면) 지금 내가 하려는 행동이 첫번째 인생에서 하지 말았어야 할 행동이라고 얘기했던 빅터프랭클의 말이 생각난다. 두번째 인생을 사는 것처럼 첫번째 인생의 죽음을 한 번 겪은 이처럼 살기를 나와 모두가 되길 바란다. 책 속에서 지혜롭게 사는 것이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했던 키케로의 말이 여운이 남는다. 책장 넘기는 소리외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고요한 도서관의 오전 풍경이 웬지 낯설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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