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진주존 스타인벡 호세 오로스코/김승욱문예출판사문예세계문학선 시리즈에서 134번째 작품으로 존 스타인벡의 <진주>이다. 이 작가는 퓰리처상과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던 이력이 있어서 그의 문학작품의 작품성을 널리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다. 이 소설은 길이 중편정도되는 짧은 소설이라 책을 즐겨 읽는 이들은 대체로 금새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내용전개나 흐름도 예상할 수 있을만치 그만큼 그 정도로 흘러가는 편이다. 줄거리는 제목처럼 값으로 매길 수 없는 진귀한 진주를 바닷가에서 찾으면서 벌어지는 온갖 해프닝들을 담고 있고 종국에는 비극을 맞이하게 된다. 그리고 진주의 마지막을 보여주며 막을 내린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줄거리다.가난한 노동계층인 주인공과 아내와 갓난남자아기까지 총 셋이 가족 전부이며 이들의 삶을 그린다. 평범함을 평범하지 않음으로 바꾸려는 노력 즉 아들이 우연히 전갈에 쏘인 뒤 엄마가 독을 빨아 뱉는 응급처치는 했지만 돈이 없는 그들이 의사에게 가자 돈부터 확인하고 치료여부를 따짐으로 치료를 위해 돈을 모으려는 요량으로 시작되며 바닷가에서 조개 속 진주를 뒤지던 중에 진귀한 보물같은 진주 중에서도 더 특별한 진주를 발견하게 된다. 발견 후 그 소식은 마을 전체에 고루 퍼지며 사람들은 주인공 키노가 주은 진주를 통해 벌어질 일들에 예컨대 그는 떼부자가 될 것이며 연쇄적으로 자기들도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온갖 상상에 나래를 펼치며 주인공의 진주를 매우 탐낸다. 작은 사회에서 전대미문의 사건이 발생한 셈이다. 그런 꿈을 꾸는 자들은 의사, 성직자, 거지, 보석상같은 이들이었다. 마치 자기일처럼 설레는 모습이 우스꽝스러웠다.주인공이 진주를 손에 넣은 뒤 갓난아들이 자기들과 달리 글을 배워 가난의 벽을 깨고 번듯하게 살아줄 것이라는 꿈을 품고 라이플도 한 자루 사는 등의 소박한 바람을 가지고 있다만은 마을보석상이 값을 형편없이 쳐주며 일부러 가치가 없는 물건이라며 상술을 부린다. 그리고 다른 보석상들도 한패거리가 되어 오히려 더 가치를 폄하한다.진주를 팔지 않기로 하고 도시로 나가려는데 괴한들이 습격하여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정당방위로 대응하다가 괴한을 하나 둘 살인하게 되며 점차 상황이 악화되어 간다. 그 후 주인공 가족의 집도 불타고 조상때부터 물려받아 생계를 책임져 준 배도 구멍이 나 못쓰게 되고 갓난아들까지 총에 맞아 죽게 되는 등 최악의 순간으로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진다.그 이후 주인공은 이 저주받은 진주를 가지고 어떻게 했을까. 그 이후는 함구하도록 할테니 읽어보시길 바란다. 티끌처럼 쌓아올려 부를 이룬 것이 아닌 갑작스레 일확천금같은 상황이 된 바다에서 일하며 먹고 사는 한 노동자의 처지에서 오늘날 우리의 일확천금을 노리는 모습을 본다. 과연 진주는 축복이었을까 저주였을까. 결국 진주는 그 가치를 정확히 감정받거나 인정받지 못하고 끝이 난다. 사실 진주가 가치가 없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가치가 결정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가치가 높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심리에 초점을 둔 셈이다. 기대에 따라 주식가격도 오르락 내리락하는 것처럼. 기대하는 마음, 가지고 싶은 욕구, 더 바라는 욕심이 오늘날 인간의 삶을 일구어온 것이다. 끝모를 인간의 이런 의지가 인류발전의 동기가 되어오기도 했지만 한편 한 개인의 입장에서 볼 때는 불행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는 점을 주목하게 된다. 잘 쓰여진 중편소설을 통해서 다시 한 번 문학의 힘을 느꼈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