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로 가는 마지막 기차정임조/박성은책고래단단한 하드커버로 쌓인 넓다란 종이 위 지면의 충분한 너비와 달리 두께가 날렵한 동화책 한 권에는 아이들의 희망과 꿈을 주기 위한 아기자기하면서도 내공이 숨어져 있는 이야기가 들어 있다. <신라로 가는 마지막 기차>란 책을 단숨에 간단히 훑어보고는 책을 덮고 바라보면서 들었던 생각의 조각들이다.저자는 정임조라는 동화 작가, 20대 중후반에 동화작가로 나서며 문학상 수상이력도 있었다. 교과서에 '초록 대문 집에 편지가 오면'이 실리기도 했다니 사뭇 자부심이 있어도 좋을만 하다. 교과서를 제작하는 측에서 저자에게 연락하며 작품을 실어도 되겠냐는 말을 들었을 때에 저자의 기분이 어땠을 지 짐작을 충분하고도 남는다.또한 교과서 실리기까지 과정을 보건데 그만큼 저자의 작품이 어느정도는 세간에 알려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러한 그의 새 작품인 이 책이 나왔으니 이 또한 차후에 좋은 소식이 들려올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도 해본다.동화책하면 그림이 빠질 수 없다. 큰 지면에 큰 글자로만 장식하고 있으면 큰 지면의 넉넉함의 여유가 낭비라는 생각이 들터인데 그 부분을 자연스럽고 당연스레 메꾸어줄 그림은 글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이다. 해당 책의 그림을 보면 탑이나 상상의 동물이나 물건들, 식물, 꽃, 나무, 사람들이 등장한다. 몽환적인 분위기를 내는 톤이 좋다. 해당 그림은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기에 충분하다.신라 경주로 가는 마지막기차에 올라탄 다보탑과 절에 있던 돌사자 등 네 친구가 기차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다. 백년동안 불국사역에 도달한 기차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타고 내렸는가 하는 이야기, 부처님이 천방지축 아이로 기차에 나타난 이야기 등을 하면서 불국사역은 역사의 한 장소로 영원히 남고 폐역이 되며 새로 난 신경주역에 신라 역사를 보러오는 이들의 수문장의 바톤을 넘겨준다.불국사역의 마지막을 함께 하면서 끝을 보내주는 이들의 마음을 심플하게 잘 그렸다.동화를 쓴 저자의 마음처럼 행복하고 아름다운 감정을 가지며 결코 그렇지 못한 세상을 살아가라고 읽는 이들에게 적잖은 용기를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