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싱한 밀 이삭처럼 빈센트 반 고흐/황종민열림원인간은 무한성과 경이로움이 필요하고 또 충만해야 잘 지낼 수 있고 그러지 못하면 마음이 편하지 않다. 우리도 무언가 잡으려 한다면 험난한 바다로 출항해야 한다. 밤새워 일하였을 때 아무것도 잡지 못하는 한이 있어도 포기하지 말고 새벽에 그물을 한번 던지는게 좋다.묵묵히 할 일을 다하고 결과는 운명에 맡겨야 한다. 한 가지 가망이 사라지면 또 다른 가망이 생기므로 어떤 가망과 미래는 반드시 있을터다. 양심이 인간의 나침반이므로 진로와 방향을 나름대로 잡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현재에 충실하고 무언가 얻어내려고 한시도 낭비하지 않는 것이 내 의무라고 생각한다.살아 있음이 느껴지는 유일한 순간이 온 힘을 다해 일할 때 뿐이며 혼자 있을 땐 이 열정과 열광에 기댈 뿐이며 온 힘을 다 쏟아낸다.그날 그날만 생가하면 하루살이 인간이 된다.나는 종종 부자라는 생각이 든다. 돈이 많아 부자기 아니라, 할 일을 찾았기 때문에 몸과 마음을 바칠 수 있는 무언가가 인생에 영감과 의미를 안겨 주는 무언가가 있으므로 날마다는 아니어도 부자인 것이다.내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다시 생겨난 믿음은 인생엔 무언가 좋은 일이 있고 인생을 진지하게 여기려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치 있다는 사실이다나는 생각하거나 살면서 지금의 가진 열정을 억누를 뜻이 일도 없다. 절대 그러지 않는다. 거절을 당할 수도 왕왕 착각할 스도 있고 틀릴 수도 있으나 어느정도는 그래도 된다. 근본적으로 나를 틀린 것이 아니라서다. 아무 오류도 편견도 없으면 최고의 그림도 인간도 될 수 없다.위의 글들은 고흐가 생각한 기록들이다.고흐는 짧은 단상을 멋지게 띄운다. 늘 그림을 그리지만 이렇게 멋진 생각을 글로 틈틈이 옮겨 기록해두었다. 지금은 고흐의 바램과 생각과 희망대로 고흐가 정말 위대해졌지만 살아 있을 적에 한 점의 그림을 팔고 세상을 하직한 그의 고뇌를 뚫고 나온 한 줄기 희망이 글 속이 여실히 드러난다. 그래서 감동과 울림을 준다. 살아 있다면 살아 있다는 증거를 하나는 찾아야 한단 생각을 절로 들게 하는 고흐의 단상을 잘 읽고 스스로 훈계하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