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퍼하지 말아요, 곧 밤이 옵니다헤르만 헤세/유영미나무생각책을 펴니 무려 101편의 문학의 밤을 맞이하는 듯한 독일의 문호 헤르만 헤세의 시선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일전에 소설 데미안, 싯다르타를 지나서 시를 보아서 그런지 감회가 남달랐다. 같은 작가의 문학작품들이지만서도 소설보다 시에서 오는 느낌은 함축적인 면면으로 여운이 짙게 남는다. 소설은 구구절절 그래도 해설해주지만 시는 그게 없어서이기도 할까.시선들을 보면서 한 단어가 유독 눈에 띤다. 바로 '죽음'이란 단어다.죽음이 저편에서 기다려도 멈춰 서지 말자죽음은 이쪽이나 저쪽에 있지 않고 모든 길 위에 있으니'나이드는 것'나는 기꺼이 스러지고 죽겠지만 오직 당신 안에서만 죽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기도'따듯한 난로와 부르고뉴산 와인그리고 마지막으로 편안한 죽음 --'늙어간다는 것'어쩌면 죽음의 시간마저도새로운 장소를 향해 즐거이 나아가리라'생의 계단'아, 신은 죽었다!그래도 나는 살아야 할까?'괴로움을 안고' 이 외에도 죽음이라는 직접적인 표현없이 죽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시어들이나 유사의미들이 속속들이 있었다. 전에 읽은 <싯다르타>에서 종교를 보는 시각, 헤세의 어린시절 신학교에서의 자퇴와 목회자 아버지를 둔 환경에 있어서 종교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반영된 듯 시에서 헤세의 철학을 잘 느낄 수 있었다. 죽음을 자주 언급하다보니 반대로 생의 고귀함을 느끼게 해주기도 하였는데 헤세의 시는 꼭 음미해보시기를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