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시절루이즈글릭/정은귀시공사몇몇시에는 공통점이랄지 달달하고 맛이 좋은 음료(아이스티 한잔, 얼음큐브 속 저민 오렌지, 색깔있는 음료 등)를 묘사한 단어들이 어김없이 등장하였고 시 안에서 내뿜는 그 존재감은 과묵하고 때로는 목가적인 시의 분위기에 청량감을 요샛말로 사이다같은 느낌으로 한껏 부어주는 위력을 발휘하였다.책의 제목 <일곱시절>은 영어 원제가 'The Seven Ages'이다. '시절'은 시적인 표현으로 안성맞춤같다. 인간의 일생을 일곱단계로 일곱시기로 나눈 작품도 있던데, 예컨대 유아기부터 말년기(노년기)까지 나누어 일곱개다. 그래서 시집제목인 일곱시절을 한 사람의 일생으로 풀이해보는 것도 꽤 괜찮아 보였다.<일기에서>라는 시에서는 다른 연인들과의 세번의 사랑을 언급해주며 당시에 아무것도 모르며 멍청하게 보냈던 시절이라 했다가도 한편으로 하길 잘했다고도 한다. 사랑하는 그 이에게 편지를 썼고 답장을 받았는데 애매모호한 문장들. 끝내 상대방은 내 의도를 모르고 있었다는 건 아쉬움을 자아냈다.시는 어떤 사람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감정으로 읽느냐 따라서 다양하게 그 해석이 갈래갈래 뻗어나간다. 그게 시의 매력이다. 정해진 뜻같은 것이 없다. 오늘 읽었을 때 포근해졌지만, 다른 날은 같은 내용이 어딘가 모르게 어색하게 다가올 때도 있는 것이 아닐까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