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종이 1조정래/해냄 황금종이는 돈을 가리키는 다른 표현이다. 작가 조정래는 황금만능주의의 아니 황금종이만능주의인 원리가 전도된 이 사회의 추악한 민낯을 소설을 통해 낱낱이 파헤쳐 드러내고 있다. 등장인물 중 주인공 격인 이태하는 민변에 가입한 돈이라는 황금종이 따위에 욕심을 두지 않고, 변호사수임료 걱정에 숨부터 막히고 법적인 해결엔 목마른 정황으로 다급한 민중들을 위한 인간다운 변호사다. 그는 돈에 의해 발생되는 소송건을 맡을 때마다 괴로워하며 변호사란 직업에 대해 좌괴감을 가지면서 빨리 마치고 싶어하는 면모를 보인다. 책에서는 '운동권 처녀성'의 정조를 지키는 성품의 소유자라고 하는 표현이 나오는데 웃음도 나오고 그에 대한 이만한 표현도 없을 것 같다. 그리고 이태하 변호사 주변에 대기업 절친인 박현규, 그리고 자신이 변호해 줄 죄다 돈이 발단이 된 골치아픈 사건에 얽매인 서민들이 한명씩 한명씩 등장을 한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두 인물 이태하와 박현규는 연신 내뱉는 말이 한결같이 "돈, 돈, 돈이 문제라고". 돈이 원인 제공을 한 것이니 문제인 것은 맞는데 돈이 직접적인 문제는 아니고 돈에 끝없이 집착하여 끝내 사달을 만드는 돈에 얽매인 사람이 문제일터다. 돈에 의해서 갑을 관계가 발생된다. 그 점이 제일 갑갑하고 머리가 아픈 것 중에 첫째이고, 돈으로 인해서 최악으로 막장까지 치닫는 현실이 둘째이다.넉넉한 재산을 두고 쓸쓸히 간 아버지 슬하에 남은 재산을 가지고 다투는 아수라장같은 자식들의 아귀다툼이 이어지고, 돈 앞에 장사 없다고 하루아침에 부모와 자식간의 인연도, 형제의 인연도, 어제까지 달콤한 밀어를 속삭였는 연인도 한낱 꿈처럼, 신기루같이 원만하고 정상적인 관계에서 콩가루로 바뀌는 것을 볼 때 머리가 어질어질하고 인간의 탈을 쓴 짐승이라는 말이 실감이 나게 된다. 자칫 스포일링의 자취를 남길까 싶어서 말을 아끼지만 차마 말할 수 없는 사연도 들어있으니 직접 눈으로 확인해보시면 좋을 것 같다. 아니 확인하지 않는 편이 좋을지도 모르겠다.. 황금종이 1은 험한말이 나오기 전에 이 정도에서 갈무리해야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