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 세계를 여행하는 모험가를 위한 안내서 - 천국과 지옥 그리고 연옥까지 인류가 상상한 온갖 저세상 이야기
켄 제닝스 지음, 고현석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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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세계를 여행하는 모험가를 위한 안내서

켄 제닝스/고연석
세종

망자들을 위한 안내서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은 사후세계의 모든 것을 집대성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듯 하다.

종교마다의 사후세계관도 다양한데, 특히, 기독교 내에서도 분파마다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면, '여호와의 증인'은 '지상낙원'을 사후세계로 대표하며 144,000명만 천국에서 살 수 있지만, 그 외 세계 곳곳에 900여만명의 신도들이라 할지라도 지상낙원에서는 살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불신자라도 그냥 죽음의 상태일 뿐 지옥은 없다고 믿는다. 유사한 교리로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 교회(모르몬교)에서도 불신자일지라도 소수(멸망의 아들들로서 추방되는 무리)를 제외하곤 천국에 모두 간다. 물론 다른 천국과는 달리 평범한 곳이지만. 종교들 중에서 끔찍한 곳으로 묘사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이들처럼 지옥이 없는 관대한 교리를 가진 곳도 있다.

흥미로운 것은 '단테 알리기에리'의 <신곡>에서 죄가 가벼운 자를 위한 상부에서 가장 최악의 죄인인 있는 하부까지 아홉단계를 두고 있는데, 가장 최악의 죄인은 배신자들로서 그곳에는 사단 루시퍼가 세 사람을 뜯어먹고 있는데 그들은 유다 이스카리옷(예수를 배신한 12제자 중 한 명), 카이사르를 배신한 브루투스, 카시우스 들이다. 지금으로 얘기하면 이해할 수 없는 기준인데 그 당시 시대에서는 배신이 중죄였던 것 같다.

밀턴의 '실락원'에서는 지옥의 도시를 '팬더모니엄'(Pandemonium) 이라고 칭했는데 이는 온갖 악마를 뜻하기도 한다. 예전에 즐겼던 PC게임인 블리자드 사의 <디아블로2>에서 등장하는 도시 이름이 '팬더모니엄 포트리스'(지옥의 요새) 였고 이름이 독특하다 했는데 요번에 출처를 처음 알게 되기도 했다.

신화, 종교, 책, 영화, 텔레비전, 음악과 연극, 기타 등의 중간 주제에서 여러 소주제로 파생되어 나열하여 구성했다. 읽다 보면 이렇게 묘사한 지옥을 실재한다고 믿는다고 생각하니(특히, 종교편) 머리가 복잡해지는데 세상은 요지경같단 생각이다. 어떤 면에서는 천국과 지옥을 각자 자기가 속한 종교의 교리에 근거하여 믿고 있는 것이 이승에서의 삶을 더 도덕적으로, 희망적으로 살게 해준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기도 해서 더 복잡함 심정이 들기도 했다. 책에서 이야기한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해서 대체로 관심이 없고 믿지 않을 뜬구름 잡는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다 인간의 상상력 또는 자칭 신의 계시 등에서 나온 결과물임을 안다면 페이지를 열어 볼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보지만 열기 전에 마음을 단단히 먹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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