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냥씨는 지금을 돌본다
가시눈 지음 / 투영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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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냥씨는 지금을 돌본다

가시눈/투영체

그림이 좋고 사람이 좋아지는 동화책같은 만화라고 할까. 주인공 그 냥씨의 속말과 겉말에 공감하지 않을 수 있는 누가 있을쏘냐. 아름답고 정겨운 일상을 소소히 한컷 한컷 정성을 들여 그려주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 냥씨는 우리들의 엄마의 전형일까. 보는 내내 울 엄마가 계속 오버랩되는 것은 나뿐 만은 아닐 것 같다. 웬지 오버랩이 진하게 되는 컷에는 눈물이 눈가에 촉촉히 맺히기도 하는게 마음을 다시 다잡고 컷을 애써 외면하면 넘긴 적도 몇 번 있을 정도로 만화 인물 펜터칭와 친근한 대사들의 나열이 마냥 기분 좋은 책읽기를 선사해준다.

이름도 기발하게 잘지었는데 딸은 어제, 아들은 오늘이, 조카는 다음이라고 지었고 다른 주변인물들도 만만치 않다. 만화책이라서 읽는 게 일반 책에 비해 다소 가볍지 않겠나 싶었는데 내용이 묵직하여 전혀 가볍지 않아서 진지함을 가장한 가벼움이랄까 어쨌든 반전이라고 해야 맞을 것 같다.

인물의 모습을 동물로 바꿔서 동물의 성격에 따라 적절한 캐릭터에 배치하여 동물들이 사람같이 행동하는 모습은 좋은 아이디어 같다. 그 냥씨는 책의 주인공인 엄마고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고양이다. 딸은 자주 뿔난다고 해서 사슴, 아들은 무던하고 미련해서 곰, 조카 다음이는 푸들을 닮아서 강아지로 배치했다. 그 외 수달이나, 코알라, 코끼리, 다람쥐 등 사람이 동물로 나오니 픽사의 애니메이션 주토피아 같단 느낌도 난다.

소설같이 쉼표없이 길게 이어지는 구성이 아니라 네 컷만화 식으로 마냥 간단한 제목과 함께 네 페이지 분량으로 한 에피소드가 끝나는 구성인데, 저렇게 몇개 안되는 컷으로 에피소드를 무리없이 완결짓는게 신기할 따름이다. 역시 그림이란 매체가 단 한 컷만으로도 글 몇 줄의 내용을 함축해버리고 있다. 그림의 힘이다. 만화가 좋은 사람이나 가족의 사랑을 책으로 느껴보고 싶은 분은 이 책을 꼭 일 회독 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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