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는 대로 낭만적인 - 스물여섯, 그림으로 남긴 207일의 세계여행
황찬주 지음 / 흐름출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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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는대로 낭만적인

황찬주/흐름출판

이런 생각이 든다. 이렇게 스케일이 큰 세계여행을 담은 기행문을 책으로라도 만들지 않으면 도저히 이런 값진 추억이 잊혀질 수도 있겠다는 것이다. 물론 여행자이자 저자는 자기 뇌 속에 마음 속에 여행의 추억이 고스란히 또 영원히 남아 있을것이지만 사람은 망각의 존재이므로 분명히 세세한 기억까지는 잠재의식에 갇혀서 고민해서 애써 기억하거나 어떤 계기가 되지 않으면 영원히 잠재의식 속에 갇혀 끝날 수도 있고, 또 나와 같은 독자들이 감히 엄두내지 못할 세계여행을 간접적으로 나마 경험케 해주려면 이런 저런 연유로 반드시 책으로 엮어 출판되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이유가 아닌가 싶다.

황찬주라는 저자는 본인을 평범한 가정에서 평범하게 자란 사람이며 조금 특이한 캐릭터였다는 소개로 이렇게 여행을 하게 되는 것도 특별하게 계기가 있어서는 아니었고 하는데 공감이 딱히 가진 않았던 부분 이다. 어쨌든 여행을 결정하고 추진했다는 점은 특별한 일이며, 그래도 굴곡이 없는 순탄(?) 평범함이 오히려 이런 특별한 시도를 이끌어준 것이 아닌가 싶다.

저자는 중국여행을 시작으로 베트남, 인도, 튀르키에, 이탈리아,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 스페인, 브라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페루 등 남미를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여행을 장식하며 건축이라는 전공을 살려 단순히 플러스펜만으로 여행에 랜드마크를 스케치하고 그 가운데 인상적인 스토리를 함께 담아서 전해주고 있다. 마치 내가 여행 속에 동행하고 있다는 기분 좋은 느낌을 연신 주었다. 저자와 같은 여행시도는 엄두도 못 낼일이라는 것은 자명하므로 부러움조차 마음 속에 일어나지 않았었다.

책의 프롤로그이자 에필로그는 면접실의 한 질문인데 그곳이 여느 회사의 입사 면접실이란 공간이라는 점에서 찬란했던 207일간의 세계여행과 취직을 위한 입사대기 중인 열혈청년의 모습은 너무 이질적이어서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둘 다 현실임에도 너무도 다른 공간과 공기, 이 책에서는 멋진 여행기과 함께 숨막히는 현실도 동시에 각인시켜 주면서 여행을 통해서 습득한 경험과 배포, 하해와 같은 시야를 얻었음이 녹록치 않은 현실을 버텨낼 수 있는 자양분임을 가르쳐주고 있는 것 같다. 고로 세계여행을 꿈꾸며 머지 않아 취업 전선에 뛰어 들어야 하는 모든 청년들은 이 에세이를 꼭 읽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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